▲ 민간인으론 네 번째로 우주여행을 한 미국의 기업가 야누샤흐 안사리. 9월 18일 우주로 떠났던 안사리는 29일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출처=NASA | ||
이런 바람이 실현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얼마 전 여성 민간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남녀 합쳐 네 번째)로 미국의 아누샤흐 안사리(40)가 우주여행을 다녀와 화제가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도 곧 탄생할 예정이어서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
지금 당장은 비용이나 기술 문제로 일반인들이 우주 여행을 가는 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지만 앞으로 15년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 가듯이 우주를 다녀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증명하듯 현재 미국을 비롯한 영국, 캐나다 등이 우주여행 산업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행 비용 역시 점차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0억 원짜리 ‘궤도여행’
현재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관광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미 버지니아에 위치한 ‘스페이스 어드벤처’다. 1998년에 설립된 최초의 우주관광 회사로 지난 2001년 처음으로 민간인 데니스 티토(당시 60세)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후 2002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만장자 마크 셔틀워스(당시 28세)와 2005년 미국의 그레고리 올슨(당시 60세) 역시 이 회사를 통해 우주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이 다녀온 우주여행은 모두 ‘궤도여행’으로 고도 35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해 일주일가량 머물면서 우주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궤도여행에서 본격적인 우주여행은 지상에서 출발한 지 30시간이 지난 후 우주정거장에 도킹이 이루어지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그후 8일 동안 정거장에 머물면서 우주인들과 생활하면서 창 밖으로 펼쳐지는 우주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시간당 약 3만㎞의 속도로 회전하는 우주정거장은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며, 우주 관광객이 정거장에 일주일가량 머물 경우 지구를 약 120바퀴나 돌게 된다.
하지만 이 ‘궤도여행’에는 한 가지 커다란 걸림돌이 있다. 바로 어마어마한 여행 경비가 그것이다. 2000만 달러(약 190억 원)의 거금을 선뜻 낼 사람은 어지간한 백만장자가 아니고서는 없기 때문이다.
▲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갖가지 어려운 시험과 훈련을 거쳐야 한다. 사진은 우주선 모형 안에서 무중력 훈련을 받고 있는 사람들. 출처=spaceadventure.com | ||
이런 틈새를 공략하고자 우주시장에 뛰어든 업체가 바로 영국의 후발주자인 ‘버진 갤럭틱’이다. 이 회사는 영국의 부호이자 ‘버진그룹’의 창업주인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회사로 현재 2008년을 목표로 다소 저렴한 비용의 우주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
‘준궤도여행’ 상품이 그것인데 ‘궤도여행’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인 20만 달러(약 2억 원)에 다녀올 수 있다. 물론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이야기지만 돈 좀 있다 하는 갑부들에게는 분명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저렴한 이유는 ‘궤도여행’과 달리 국제우주정거장에 들르지 않고 지구의 대기권이 끝나는 100㎞ 고도에만 잠시 머물다 돌아오기 때문. 현재 ‘버진 갤럭틱’은 6인승 ‘스페이스십2’ 우주선을 건조 중이며, 뉴멕시코주에 쇼핑센터, 식당가, 대합실 등이 딸린 우주공항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이 여행을 예약한 사람은 현재까지 무려 3만 5000여 명에 달한다. 또한 예약금만 1000만 달러(약 95억 원)를 넘어섰다. 여기에는 패리스 힐튼, 시거니 위버, 브래드 피트, 앤절리나 졸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첫 번째 여행의 주인공은 브랜슨과 그의 가족들이 될 전망이며, 이들은 두 시간 반 동안 우주여행을 한 후 지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버진 갤럭틱에 맞서 ‘스페이스 어드벤처’도 준궤도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이 여행은 버진 갤럭틱 상품보다 더 저렴한 10만 2000달러(약 1억 200만 원)면 가능하다.
이 상품은 우주정거장까지 가지 않은 채 고도 100㎞에서 로켓 엔진이 멈춘 다음 우주 공간에 떠서 지구를 감상하거나 약 5~10분 동안 짜릿한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상품 역시 예약이 폭주하고 있으며, 한 관계자는 2021년이면 1만 5000명가량이 즐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럭셔리 상품 ‘우주산책여행’
우주선 안에서만 구경할 게 아니라 아예 밖으로 나가 직접 우주를 떠다니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럭셔리(?) 상품’도 있다. ‘스페이스 어드벤처’가 오는 2007년부터 민간인을 대상으로 선보일 이 ‘우주산책여행’은 2000만 달러에 추가로 15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더 내야 한다. 자그마치 총 3500만 달러(약 330억 원)의 비용이 드는 것.
16일 동안 우주에 머물게 되며, 처음 하루 반은 저궤도에 머물다가 둘째 날부터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면서 우주인들과 생활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궤도여행’과 같다.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 이루어진다. 우주정거장 밖으로 나와서 약 90분간 둥둥 떠다니는 것.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거나 비디오를 촬영할 수도 있으며,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지구를 감상하면서 떠 있기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주선 안에서는 어떤 생활을 하게 될까. 우주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무중력’ 상태라는 점이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신체의 변화. 때로는 감각 신경이 영향을 받아서 뇌에서 지시를 내린 것을 신체에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좌우가 뒤바뀌어 보이는 현상이 그렇다.
또한 머리의 혈압이 높아져서 얼굴이 붓거나 허리의 혈액이 가슴으로 이동해서 허리 둘레가 6~10㎝ 줄어들기도 한다. 척추가 중력을 받지 못해 키가 최대 5㎝까지 늘어나거나 뼈 속의 칼슘이 줄어들어 뼈가 잘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여성의 경우 화장품을 반입할 수 없는 것도 무중력 때문이다. 가루나 액체가 공중에 떠다닐 경우 동료 우주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무엇보다도 우주선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물’이다. 이런 까닭에 보통 우주선 안에는 최고급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놀랍게도 목욕물, 양치질 물, 심지어 소변까지 죄다 정화해서 재사용할 수 있다. 우주 여행이 길어질수록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이렇게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호흡시 발생하는 수증기까지 정화해서 사용한다.
행여 불결하다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정화된 물은 지상의 어떤 물보다 깨끗하기 때문에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 또한 사용한 물은 간혹 산소와 수소로 다시 분해해서 수소는 버리고, 산소는 저장해뒀다가 호흡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샤워실이 특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물수건이나 젖은 스펀지로 몸을 닦는다.
화장실 없어 기저귀 차야
대소변을 처리하는 문제는 우주인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지상에서처럼 했다가는 온 우주선 안에 소변방울이 둥둥 떠다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주정거장에 도킹하기 전 좁은 우주선 안에 앉아서 꼼짝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거나 우주공간에 나가서 장시간 작업을 해야 할 경우에는 ‘특수 기저귀’를 착용해야 한다. 기저귀는 우주복 안에 팬티 형태로 부착되어 있으며, 간혹 콘돔처럼 생긴 호스가 달려 있는 팬티를 입기도 한다.
반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우주정거장에서는 깔때기 모양의 진공 소변기에서 볼일을 보면 된다. 이 소변기는 호스가 진공청소기처럼 순식간에 소변을 빨아들이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대변은 좌변기 형태의 장치에서 보며, 바닥이 열리면서 배설물을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또한 우주에서는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특별히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대부분은 깡통에 들어 있거나 밀봉된 냉동음식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다. 물론 냉동음식을 데워 먹는 오븐 장치도 설치되어 있다.
잠을 자는 데에는 별반 어려움이 없다. 특수 가죽 끈이 달린 슬리핑 백 속에 들어가 자거나 가죽 끈을 몸에 연결한 채 공중에 둥둥 떠다니면서 자기도 한다. 또한 궤도를 돌 때마다 정기적으로 비치는 햇볕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안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수면 시간은 지상에서와 동일하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에는 우주여행 시장 규모가 10억 달러(약 9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한 해 1만 5000여 명의 사람들이 우주여행을 가며, 연 매출은 약 7억 달러(약 6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따로 없는 셈.
현재 우주공항이 건설 중인 곳은 뉴멕시코 주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위스콘신 텍사스 등 미국이 대부분. 이밖에도 싱가포르에 1억 1500만 달러(약 1000억 원) 상당, 아랍에미리트에 1억 달러(약 940억 원) 규모의 공항이 건설 중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