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모두 맞는 말일까.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영양 상식 중에는 사실 오해나 편견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 웰빙 시대를 맞아 건강에 더욱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먹거리만큼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책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식품의 선택과 건강한 식사에 관한 꼼꼼한 안내서>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영양 상식에 대해서 알려주는 친절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리온 네슬레는 저명한 영양사이자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며, 그녀가 제시하는 건강한 식습관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녀가 책에서 소개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았다.
오해/진실 1. 아침은 꼭 먹어라? - 억지로 먹을 필요 없다
‘언제’ 먹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는가다. 아무리 아침 식사라고 해도 몸에 나쁜 음식을 먹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꼭 아침을 챙겨 먹어야 힘이 솟는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오히려 아침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한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굳이 억지로 아침을 먹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단지 몸이 원할 때 그때 먹으면 된다.
단, 예외는 있다. 어린이들은 반드시 아침을 먹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침밥을 먹는 아이들일수록 학습 능률도 오르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오해/진실 2. 물은 하루 여덟 잔씩? - 굳이 고집할 이유 없다
물을 여덟 잔씩 마셔야 한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속설이다. 일부러 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하루 종일 우리 몸은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거나 주스를 마시거나 혹은 과일이나 야채를 먹음으로써 끊임없이 수분을 섭취하고 있는 것. 이렇게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수분의 양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굳이 여덟 잔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오해/진실 3. 두유-우유 영양 차이 없다? - 두유는 성인병 예방 탁월
우유는 성인병의 주범이자 비만의 원인이 되는 포화지방산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두유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기 때문에 건강에 더 좋다. 또한 두유의 단백질은 혈청 콜레스테롤을 저하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심장병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유리하다.
만일 두유가 입에 맞지 않아 도저히 못 마시겠다면 ‘탈지유’를 마시는 방법도 있다. 지방을 제거한 ‘무지방 우유’는 지방율이 0.1% 이하로 낮기 때문에 건강에 더 좋다.
오해/진실 4. 요구르트는 건강에 좋다? - 과일맛은 안 좋다
요구르트도 요구르트 나름. 엄밀히 따지자면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플레인 요구르트나 무설탕 요구르트일 경우에만 건강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요구르트에 풍부한 칼슘과 유산균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설탕이 가미될 경우에는 결코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과일향이 첨가된 요구르트의 경우가 그렇다. 170g의 과일향 요구르트에는 티스푼으로 설탕이 다섯 숟가락이 첨가된다. 이럴 경우에는 ‘건강식품’이라기보다는 ‘디저트’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오해/진실 5. 흰 달걀보다 갈색 달걀이 좋다? - 영양 차이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흰색 달걀과 갈색 달걀의 유일한 차이는 ‘가격’이다. 갈색 달걀이 조금 더 비쌀 뿐 성분 영양 맛은 하등 차이가 없는 것.
그렇다면 색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흰색 달걀은 흰색 닭인 레그혼 종이 낳고, 갈색 달걀은 갈색 닭인 로드 아일랜드 레드 종이나 뉴햄프셔 종이 낳는다. 즉 닭의 깃털 색깔에 따라 달걀 색도 결정되는 것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현재 흰색 달걀이 사라지고 갈색 달걀이 주를 이루는 것은 소비자들의 그릇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갈색 달걀이 크기가 더 크고, 또 껍질도 단단하다는 데에서 영양가도 더 높다는 오해가 시작됐고, 소비자들이 갈색 달걀을 더 선호하자 지금은 양계장에서 아예 갈색 닭을 주로 사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는 ‘토양’에 있다. 보통 유기농 야채를 재배하는 토양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유는 바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약을 뿌리거나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토양 미생물들이 박멸되면서 점차적으로 토양에 함유되어 있는 미네랄이 고갈되고 마는 것. 따라서 유기농 야채나 과일에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일반 야채나 과일보다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오해/진실 7. 종합비타민제 꼭 복용? - 식사로도 충분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다면 굳이 비타민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 가령 하루 세 끼를 잘 짜여진 식단에 따라 먹거나 야채를 풍부하게 먹고, 고단백 저칼로리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비타민제가 돈 낭비일 수도 있다.
특히 수용성 비타민 B와 C는 많이 먹는다고 해서 특별히 더 좋을 것이 없다. 우리 몸에서 필요한 양만 쓰고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영양제를 먹으면 소변 색깔이 노랗게 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해/진실 8. 수돗물보다 생수가 안전? - 별다른 차이 없다
여러 검사 결과에 의하면 수돗물과 생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도 수돗물을 마시는 게 꺼림칙하다면 수도꼭지에 필터를 설치하거나 정수기를 연결해서 마시도록 한다. 경제적으로도 훨씬 부담이 덜할뿐더러 안전하다.
오해/진실 9. 살코기는 많이 먹어도 된다? - 너무 먹으면 칼로리 과잉
기름기나 힘줄 뼈 등을 발라내고 순 살로만 된 고기를 ‘살코기’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살코기를 선호하는 이유도 지방 걱정을 하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살코기에는 정말 지방이 0%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아무리 지방을 뺐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 모든 육류에는 기본적으로 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칼로리도 높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살코기 역시 적당히 먹는다면 모르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절대로 칼로리 걱정에서 해방될 수 없다.
오해/진실 10. 양식-자연산 차이 없다? - 양식에 독소 더 많아
양식장에서 자란 생선의 경우 자연산보다 독소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수은이나 수질 오염에 의한 감염 등에 의한 것이 그렇다. 물론 자연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크기도 크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알맞은 생선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