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능성 물, 집 지키는 청소기, 아버지용 육아용품(위에서부터) | ||
혈액형별 요구르트
세계적인 장수국인 만큼 건강에 남다르게 신경을 쓰는 일본인들에게 요구르트는 매우 친숙한 음료로 그만큼 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2006년 일본에서는 ‘식물성 유산균’을 사용한 요구르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2007년에는 ‘혈액형별 요구르트’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대학과 기업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여 이미 특허 취득도 끝나고 지금은 효과와 안전성을 시험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상의 정보는 외부에 알려진 것이 없다.
기존 요구르트와 비교할 때 혈액형 요구르트의 특징은 유산균이 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유산균이 장에 오래 머물기 위해서는 유산균 표면의 당단백질을 인식하는 렉틴이 무틴이라는 당과 결합해야 한다. 이 무틴이 혈액형에 따라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닌다고 한다. 따라서 A형 무틴과는 강하게 결합하지만 그밖의 무틴과는 반응하지 않는 성질을 지닌 요구르트를 만들면 그것이 ‘A형을 위한 요구르트’가 되는 것.
기존의 요구르트나 건강 보조식품이 남성용과 여성용, 성인용과 어린이용이라는 막연한 분류에 그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혈액형별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 요구르트의 컨셉트는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용 육아용품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가 늘어나면서 2007년에는 ‘아버지용 육아용품’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지금까지는 여성 취향의 디자인과 색깔의 육아 용품이 대부분이었지만, 남성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육아용품 업체인 ‘아프리카’는 젊은 남성 취향의 가방 메이커 ‘요시다 가방’과 합작해 아이를 안고 다닐 때는 아기띠로, 평소에는 접어서 가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유명 스포츠카 메이커인 페라리와 합작해 만든 차량용 베이비시트를 선보였는데 이를 구입하는 고객도 대부분 남성이다. 남성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아버지가 어색함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일 없이 육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기능성 물
최근 몇 년 동안 녹차음료가 장악하고 있던 일본 음료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물이다. 자신의 몸 상태나 기분에 맞는 물을 ‘골라서’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의 종류는 경도에 따라 경수 혹은 연수로 나뉘고,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나뉜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이런 성분을 일일이 신경 쓰며 물을 마시기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등장한 것이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물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성 물 마케팅이다. 예를 들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물”이나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물” “피부에 좋은 물”과 같은 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어 일본에 상륙한 ‘BORBA(http:// www. borba.net/)’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물이란 단지 목을 축이기 위하여 마시는 것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른바 ‘스킨케어 음료’인 것. 이 제품은 노화 방지나 피부 진정, 탄력 등 여섯 가지 종류가 있는데 효과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소위 ‘잘나간다’는 유명 스포츠 센터나 레스토랑에서 반드시 구비해두는 아이템이 됐을 정도. 투명한 일반 물병과는 다른 귀여운 디자인도 한몫한 것인지 현재 미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집 지키는 청소기
어느 집에나 한 대씩 있는 청소기. 요즘 눈길을 끄는 제품은 혼자서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는 청소기다. 이에서 더 나아가 2007년에는 혼자 청소를 할 뿐만 아니라 집도 지키는 청소기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일본의 가전 메이커가 개발 중인 이 청소기는 웹 카메라를 탑재해 무선 LAN에 대응할 수 있으며, 집 밖에서 휴대폰을 통해서 조작할 수 있다.
사실 혼자서 집을 보고 애완동물과 놀아주기도 하는 로봇(휴대폰으로 조작)인 ‘로보리어(http://www.roborior.com/ blog/)’와 먼지가 가득차면 소리, 빛, 동작으로 탱크를 비워야하는 시기를 알려준다는 도시바 제품 등은 이미 나와 있는 상태.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집안일을 도와주는 로봇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의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 닥터스 레스토랑. | ||
요즘 일본의 병원이나 클리닉은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요리 레시피의 개발이다. 이미 일부 병원들은 예방의학의 일환으로 요리 메뉴 개발을 시작했다. 게다가 외식업계에서도 ‘건강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의료기관과 외식업계가 손을 잡은 ‘닥터스 레스토랑’이 등장하게 됐다.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곳이 2006년 3월에 오픈한 ‘도쿄 푸드 씨어터 5+1(www.foodtheater.jp)’. 이곳에서는 전문의가 요리사와 공동 개발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영양은 물론이고 의학적으로도 성인병 환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제공한다. 또한 7월에는 오사카에 당뇨병식 전문 레스토랑이 오픈했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에 좋아도 맛이 없다면 무용지물. 이 레스토랑에서는 맛을 유지하면서도 칼로리나 염분을 줄이는 조리 방법을 개발하여 건강한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고려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레시피를 일반에 판매하여 일반 식당이나 술집, 학교 급식 등에서도 ‘닥터스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헬스 | ||
2007년에는 지금까지 제각각 다른 길을 걸어왔던 모바일(휴대폰)과 엔터테인먼트(음악 플레이어), 헬스(만보계나 건강시계 등)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합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 징조는 올해 10월에 발매된 ‘NIKE+iPod nano 스포츠 키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iPod과 나이키 운동화 사이의 무선통신을 가능하도록 만든 것으로, 먼저 발매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의 특징은 조깅 중에 음악을 들으면서 소비 칼로리나 달린 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주행 데이터를 컴퓨터로 전송하면 온 세계의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비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휴대폰과 만보계, 호흡이나 소비 칼로리 등을 표시하는 건강시계를 하나로 만들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머지않아 이런 모든 기능을 갖춘 ‘건강 휴대폰’이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