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학생이 일본 문부과학성에 보낸 ‘자살예고 편지’로 사람들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을 때 도쿄 도지사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언론에 한 말이다. 같은 편지에 대해 이부키 분메이 문부과학상이 “생명은 하나뿐이다. 누구에게라도 너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라. 이 세상이 너를 버린 것이 아니라는 걸 이해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 문장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지금의 중학생들에게 그런 문장력이 있을 리가 없다. 너무 논리정연한 것도 이상하다. 그 편지는 (중학생이 아니라) 어른이 썼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들의 문장력까지 모독(?)했다.
또한 이시하라 도지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개성 있는(?) 처방전을 덧붙였다. “나도 전학 왔을 때 이지메를 당한 기억이 있다. 이지메를 이기기 위해서는 스스로 싸워야 한다. 참을성과 파이팅 정신이 없다면 어디에 가더라도 평생 이지메를 당할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교육 평론가는 “사춘기를 테마로 한 작품인 <태양의 계절>을 쓴 작가이기도 한 이시하라 도지사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잊을 만하면 군국주의 망언을 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심기를 불편케 했던 이시하라 도지사. 이번엔 수많은 일본의 학생과 학부모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발언을 해 원성을 사고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