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 다이애나와 그의 집사였던 폴 버렐. | ||
놀라운 내용 중 하나는 다이애나가 한때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를 꿈꾸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꿈은 지난 1994년 미국의 억만장자 테드 포스트만(66)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포스트만과 사귀던 그녀는 그가 경제계 거물일 뿐만 아니라 정치계에서도 마당발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그녀는 그가 대선에 출마하도록 권고했으며, 만일 자신과 함께라면 충분히 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스스로 ‘재클린 케네디’를 꿈꾸었던 다이애나는 재클린을 비롯, 낸시 레이건과 힐러리 클린턴을 동경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우상이었던 재클린처럼 백악관을 우아하고 멋지게 장식하길 소망했다. 당시 퍼스트 레이디였던 힐러리는 이런 그녀에게 “미국인들도 다이애나를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이애나와 미국의 억만장자의 관계는 2년을 넘기지 못했다. 각각 뉴욕과 런던에서 지내는 터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았고, 또한 서른 살 가까운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다이애나는 버렐에게 “나는 남자 운이 없는 여자”라고 말하면서 한숨을 짓기도 했다.
또한 버렐은 회고록에서 다이애나가 거주하던 켄싱턴 궁 정원에 영아가 묻혀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다름이 아니라 다이애나의 절친한 친구였던 로사 몬크턴의 6개월된 딸을 위해 묘지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당시 아기의 죽음을 슬퍼했던 그녀는 친구를 위해 특별한 무덤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으며, 버렐과 또 다른 한 명의 집사를 시켜 묘지를 파도록 지시했다. 다이애나 역시 고무 장화를 신고 손수 삽질을 하기도 했다.
아기를 묻은 후 다이애나는 “진짜 문제는 훗날 사람들이 땅 속에서 시체를 발견하고는 내 아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묘지는 아직도 있을까. 버렐은 “내가 아는 한, 그렇다”고 말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