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스터에 있는 아제 호수에 언제부턴가 검은 백조 한 마리가 서성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사랑에 푹 빠졌기 때문. 문제는 이 백조의 마음을 빼앗아간 상대였다. 다름 아닌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백조모양의 보트였던 것.
‘슈바르처 페터’라는 이름의 이 검은 백조는 어찌된 일인지 플라스틱 보트에 반해서 보트 주위를 빙빙 맴돌거나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졸졸 쫓아다니고 있다. 심지어 사랑을 속삭이기라도 하듯 보트를 향해 꽥꽥 거리며 울기까지 할 정도.
다행히 이 백조는 최근 알베터 동물원 측의 배려로 동물원 내에 있는 연못에서 보트와 함께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 겨울이면 남쪽으로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호수를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보트 주인인 페터 오버슈미트는 “백조가 자신의 천생연분을 만났다고 믿는 만큼 백조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이 보트가 검은 백조와 함께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