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한나라당 지지율이 30.5%로 이전 조사(12월 28일)에 비해 2.8%p 하락했으며 민주당은 24.3%로 전 주와 같았다. 그 이전 주인 12월 21일 조사와 비교하면 한나라당은 0.5%p 하락했으며, 민주당은 3.7%p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적으로는 지난 12월 18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앞 점거농성으로 시작된 ‘국회 투쟁’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전문기관의 여론조사와 비교해볼 경우엔 어떨까. 민주당의 지지율이 자체 조사 결과대로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걸까. 주간 단위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리얼미터 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1월 7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29.8%, 민주당이 20.0%를 기록해 9.8%p의 격차를 보였다. 그 전 주 역시 한나라당 31.5%, 민주당 23.2%를 기록해 8.3%p 차이가 났다. 지난 12월 23일 조사(한나라당 34.5%, 민주당 24.2%)에서 10.3%p의 격차를 보인 이후 두 주 연속 한 자릿수대로 지지도 격차를 줄인 것.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39.2%(12월 16일)→34.5%(12월 23일)→31.5%(12월 30일)→29.8%(1월 7일)로 3주 연속 정당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은 같은 시기 19.1%→24.2%→23.2%→20.0%로 12월 16일 이후 5%p 가까이 상승한 이후 소폭의 하강세를 보였다.
두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민주당의 지지도가 자체조사만큼 한나라당과의 격차를 줄인 것은 아니나 분명 국회점거 농성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낸 것은 사실로 보인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팀장은 “민주당은 오랜 동안 지지율 침체를 이어오며 ‘L자형 곡선’을 그려왔다.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싼 민주당의 강력 대응이 지지층 결집을 만들며 이것이 지지도 상승을 가져온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기존의 보수층이 일부 무응답층으로 돌아섰고 진보적 측면을 기대했던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에 대해 실망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도 이번 국회 점거 농성에 대해서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반짝 지지율 상승’으로 머무를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배종찬 팀장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몰려 있던 (대중의) 관심도가 국회 농성을 계기로 정당 쪽으로 옮겨왔다. 민주당은 지지율 상승 국면을 기회로 재·보궐 선거와 올해의 당 운영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