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춘곤증이라는 불청객까지 한몫 거들고 있다. 춘곤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일본 신경학회의 하야시 씨에 따르면 환절기에는 기후의 변화에 몸이 따라가지 못해 ‘체내시계’가 흐트러지기 쉽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밤이 긴 겨울에서 밝고 햇살이 강해지는 봄이 될 때 가장 변화가 심하다. 또한 졸업과 입학 취업 등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노르아드레날린(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몸을 긴장시켜 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밤에 깊은 잠을 자기 어렵게 되고 낮에 졸음이 오는 것이다.
이런 나른한 봄날에 효과적인 것이 바로 낮잠이다. 하야시 씨는 “15분 정도만 낮잠을 자도 뇌의 피로가 풀리기 때문에 졸음을 참으며 일하는 것보다 낮잠을 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그 때문인지 최근 일본 직장 중에는 사원들에게 낮잠을 잘 것을 권하는 곳이 늘고 있다.
그러나 낮잠을 너무 오래 자면 생활 리듬이 깨지면서 오히려 몸이 더 나른해지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수면의 양이 아니라 수면의 질인 것이다. 일본의 주간지 <스파!>는 최근 단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면법을 소개하였다. ‘잠의 달인’들이 귀띔하는 ‘올바른 수면법’을 알아보자.
3시간 수면법
하야시 씨는 “질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면 하루에 3시간만 자도 괜찮다”고 주장한다.
수면은 깊은 잠인 ‘논렘(non-REM)수면’과 얕은 잠인 ‘렘(REM)수면’로 구분된다. 논렘수면은 다시 4단계로 나뉘는데 그중 3~4단계의 깊은 수면을 ‘서파수면’이라 한다. 몸과 뇌를 쉬게 해주는 성장호르몬은 바로 이 서파수면 중에 분비된다. 논렘수면이 한참 지속되면 이번에는 렘수면이 나타난다. 이때 꿈을 꾸고 안구가 움직이게 된다.
이 두 종류의 수면은 밤새 90분을 주기로 반복된다. 수면의 전반부에는 렘수면보다 서파수면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다. 시간이 흐를수록 렘수면이 점점 길어진다. 하야시 씨는 ‘논렘-렘 주기’가 두 번 진행되는 세 시간의 수면만으로도 몸과 뇌의 피로가 풀린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3시간 수면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번째 렘수면이 끝나고 세 번째 논렘수면이 시작되기 전에 일어나는 것이다. 깊은 수면 중에 일어나면 멍한 상태로 개운하지 않다. 단, 3시간 수면법을 처음 시작할 때는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 세트(90분)’ 더 자는 것이 좋다.
단번에 잠들기가 쉽지 않다면 자기 전에 어려운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뇌와 몸을 사용하면 수면물질 분비가 증가한다. 또한 반신욕으로 심신을 편안하게 한 후 잠자리에 들면 부교감신경이 작용해 깊은 잠에 이를 수 있다. 일어난 후에는 뜨거운 샤워로 교감신경을 자극하면 머리가 개운해진다.
물론 가능하다면 규칙적으로 7~8시간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게 좋을 것이다. 다만 계속 뒤척거리고 자다 깨다 하면서 오래 누워 있는 것보다는 ‘양질’의 3시간 수면이 낫다는 게 하야시 씨의 강조점이다.
분할 수면법
의사인 사이토 씨는 “본래 수면은 피로를 풀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라고 말한다. 사람의 머리가 가장 잘 돌아가는 시간은 잠에서 깨어난 후라고 한다.
‘분할 수면법’은 수면 시간이 아닌 수면 횟수를 늘려서 일의 효율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잠을 하루에 한 번 8시간 동안 자고 16시간 동안 깨어있으면 머리가 잘 돌아가는 시간도 하루에 한 번뿐이기 때문에 그만큼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그러나 하루에 두세 번 나누어서 자면 그만큼 머리가 잘 돌아가는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밤 11시 정도에 첫 번째 수면을 취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난다. 두 시간 동안 일을 하거나 전날 녹화해둔 TV를 보는 등 적절히 활용한다. 그리고 6시에 두 번째 수면을 취하고 7시에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점심 식사 후에 15분 정도 낮잠을 자면 피로가 풀리면서 오후에도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무리하게 늦게까지 일하는 것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사이토 씨는 주장한다. 할 일이 남아있더라도 늦게까지 붙잡고 있는 것보다는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개운한 머리로 일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