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성들 사이에 점을 보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 일본에서 드물게 남자 회사원들이 쇄도하는 점집이 있다. 놀랍게도 이곳에서 일하는 점술가는 푸릇푸릇한 여고생. ‘방과후 우라나이(점) 클럽’이라는 이 점집에서 일하는 사치코 양에 따르면 “손님들은 20~60대까지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30대 회사원 아저씨”라고. 7시간을 기다린 후 겨우 차례가 온 손님도 있다고 하니 이 가게가 성업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손님들의 상담 내용도 제각각이다. “출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딸이랑 대화가 안 통한다” “여고생과 사귀어보고 싶다” 등등. 이런 고민에 대해 여고생 점술가가 점을 치는 방법도 독특하다. 약 20종류의 점술이 있는데 그중 재미있는 것을 몇 가지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스크림을 할짝할짝 핥아서 점을 보는 ‘아이스크림 점’은 높은 경지에 이른 점술가만이 할 수 있다. 따귀나 펀치, 때로는 발차기를 날리는 ‘따귀 점’을 보다가 만일 손님이 다치더라고 점술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미지의 힘을 가진(?) 빼빼로를 부러뜨려 부러진 모양으로 점을 보는 ‘빼빼로 점’도 있다. 또한 일본 여고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루즈 삭스(여고생들이 교복과 함께 신는 헐렁한 무릎길이의 양말)를 손님의 목에 감아 점을 보는 ‘루즈 삭스 점’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별로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상담을 한 후 문을 나설 때면 속이 후련하고 마음의 짐을 덜게 된 것 같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입회금은 3000엔(약 2만 3500원)이며 상담료는 30분에 3000엔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