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일요신문] ‘완벽하지 않아도 좋아.’
지난 9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일회용 카메라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특히 디카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셀카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실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마음껏 찍을 수 있는 디카에 비해 필름 카메라인 일회용 카메라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령 디자인도 투박한 데다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장수도 한정돼 있다. 때문에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무한정 찍을 수도 없는 노릇. 뿐만이 아니다. 필름을 인화하는 데도 돈과 시간이 소요되며, 사진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보정을 할 수도 없다. 그야말로 리얼 100%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10~20대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시 일회용 카메라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유는 ‘가짜 인생’에 질렸기 때문이라고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즉,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지나치게 완벽한 사진들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에서는 ‘후지필름’의 일회용 카메라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35mm ‘퀵스냅’ 카메라로, 촬영 가능한 사진은 27장이다. 2014~2015년에는 390만 개가 판매됐으며, 2016년에는 650만 개로 그 수가 증가하더니 올해는 750만 개로 한층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후지필름’의 데이비드 허니는 “매일 수십억 장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은 같은 사진을 한 번에 여러 장 찍고 끊임없이 수정을 한다. 그렇게 완벽한 사진을 찍고, 그렇게 가짜 인생을 만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그런 사진에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 기술에 대한 거부감에서 시작된 복고 열풍을 이끌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옛것이 아름답다고 믿으면서 일회용 카메라를 다시 부활시키고 있다고 허니는 설명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