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사건 ‘원조’
김 추기경이 로마에 가려고 공항에 나갔는데 중앙정보부 요원이 아예 그의 가방을 기내 좌석까지 들어다 주었다고 한다. “오늘은 어쩐 일로 서비스가 극진하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추기경님이 멀리 가시는데 이 정도야 당연한 일이죠”라고 답했지만 뭔가 수상쩍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해외 인사나 외국 언론과 접촉해서 엉뚱한 소리를 못하도록 밀착감시를 할 작정인 것 같았다”고 당시 일을 회고했다.
추기경은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는 일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자신의 전화가 24시간 감청된다는 것을 상식처럼 여겼을 정도. 정보기관원들도 수시로 주교관에 드나들었고 어떤 때는 집무실 밖에서 아예 진을 치고 감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를 밀착 감시하던 기관원들 중에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된 이도 꽤 된다고 한다.
1980년대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는 경찰의 필사적인 저지로 인해 자신까지 ‘검문’을 받는 해프닝도 겪었다고 한다. 김 추기경은 “내가 내 집인 명동성당에 들어갈 때 경찰 검문을 받은 것도 그 무렵”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조계종 총무원장 검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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