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싸움’ 담 넘어간다
민주당은 안 최고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표적수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노영민 대변인은 2월 17일 “검찰이 야당 최고위원에 대해 의혹을 부풀리고 언론에 흘리기를 하고 있다”며 “검찰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지속해온 야당 인사에 대한 정치적 수사와 여론 재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또다시 당 차원의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김민석 최고 사건 당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전면에 나섰다가 김 최고가 구속되면서 체면을 구긴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검찰의 수사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최고에 이어 안 최고마저 사법처리될 경우 민주당의 위상은 크게 위축될 것이고, 386 정치인들의 도덕성도 큰 타격을 받게 돼 차세대 당 지도체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호남권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와 4월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입지 강화를 위해 호남권 무소속 의원 3명에 대한 복당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호남권 무소속 의원으로 민주당 복당을 타진하고 있는 인사는 이윤석(전남 무안신안)·강운태(광주 남구)·유성엽 의원(전북 정읍) 등 3명이다.
민주당은 이들 세 의원 중 이 의원에 대해서만 복당을 결정(2월 13일)했고 강·유 의원의 경우 당내 반발이 심해 복당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유 의원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의 악연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김 전 의장이 추천한 장기철 후보를 꺾고 당선된 이후 김 전 의장 측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앙금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의원 수 한 명 늘리려고 당의 고문으로 정신적 지주격인 김 전 의장의 입장을 무시할 수도 없어 난감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강운태 의원도 극심한 당내 반발에 직면해 있다. 강 의원의 복당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광주 남구 지역위원회(위원장 이윤정) 소속 당원들이 시당에 항의문을 전달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주지역 일부 현역 의원들도 당에 헌신하기보다는 대통령 출마 등 자신의 꿈만 이루려는 사람을 받아주어서는 안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강 의원이 차기 광주시장에 도전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광태 광주시장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거가 확정된 전주 지역 2곳의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갈수록 전쟁터를 방불케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주류를 이끌고 있는 정 대표와 당권 재탈환을 노리고 있는 구주류 정동영계, 호남권 맹주 부활을 꿈꾸고 있는 동교동계 등이 재선거 공천을 놓고 피 말리는 대혈투를 예고하고 있는 형국이다.
안 최고를 겨냥한 검찰 수사와 당내 권력 암투로 극심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가 위기정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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