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가 언론에 사생활을 공개하는 타이밍은 항상 기가 막힐 정도로 절묘하다.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리거나 비난을 받을 때면 어김 없이 사생활과 관련된 뉴스가 언론을 장식하곤 한다.
이는 사르코지가 언론 재벌들과 친한 까닭에 적절히 언론을 조종 또는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근래 들어 ‘텔레 사르코’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프랑스 최대 방송국 중 하나인 TF1의 사장이자 억만장자인 마르뗑 부오이그, <파리 마치> <르 저널 뒤 디망셰> 등을 발간하는 ‘아셰트 언론그룹’의 회장인 아르노 라가르데르 등이 사르코지의 대표적인 측근들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까지 사르코지에게 불리한 기사들이 편집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예를 들어 대선 당시 영부인이었던 세실리아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특종기사였는데도 불구하고 당시 이 기사를 다룬 신문은 한 군데도 없었다.
사르코지는 지금까지 위기 때마다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 즉 자신의 사생활로 돌리는 데 성공해왔다. 세실리아와의 이혼을 공식 발표한 날도 하필이면 공공부문 총파업이 있기 바로 전날이었다. 디즈니랜드에서의 첫 데이트가 알려진 것도 사르코지가 가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지나치게 환대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던 때였다. 당시 사르코지파인 일간지 <르 피가로> 1면에는 전통을 깨고 브루니의 사진이 크게 실렸으며, 이는 사르코지의 친구인 발행인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사생활로 국정실패 눈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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