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에서 일하는 직원들 중에는 직접 왕세자 가족의 시중을 드는 시종 등을 제외하고도 청소나 세탁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따로 있다. 이들은 우연이라도 왕세자 가족과 직접 마주쳐서는 안 되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다. 예를 들어 동궁 식당의 버저가 울리는 것은 “왕세자 일가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니 방이 비었다”는 신호로 이때 재빨리 방 정리나 청소를 하는 식이다.
그러나 ‘요양 중’인 마사코 비는 식사시간이 매우 불규칙해서 덩달아 직원들까지 ‘5분 대기조’처럼 꼼짝할 수 없다. 더구나 왕세자 일가 세 명이 각자 따로 식사를 하는 일도 적지 않아 더욱 일할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런 고충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시종들을 관장하는 네 명의 동궁여관(東宮女官) 중 한 사람이 지난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이유로 갑자기 그만 둔 후로도 그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있다. 한 왕실 저널리스트는 “현재 동궁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겨우 돌아가고 있다”며 까다로운 마사코 비 때문에 동궁에서 일하려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