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가위 사랑방의 정치평론

[포항=일요신문] 명절연휴 중 사랑방 정치 이야기가 압권이다. 바른정당이 합당될 것이라는 이야기, 경주시장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이야기, 시내 곳곳에 플래카드가 붙었는데 내년 시장선거에 아무게가 나온다는 이야기들이다.  

그 중 가장 공감되는 것은 ‘공천≠당선’이라는 내용이다. 즉, 지난 총선까지만 하더라도 경북지역에서는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이 가능했던 곳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 있을 시장선거 이야기다. 경주의 경우 최양식 시장이 최근 불출마 선언을 했고 다수의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박병훈 전 도의원, 이동우 경주엑스포 사무총장, 임배근 동국대 교수, 주낙영 전 경상북도 부지사 등 4명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포항의 경우는 또 다른 양상이다. 이강덕 시장이 일찍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다른 경쟁자들이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이 출사표를 던지고 나섰다. 과거처럼 공천만으로 무혈입성이 쉽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현직 시장과의 경쟁에서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므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출사표를 쉽게 던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포항시장의 선거구도는 당분간 이강덕-모성은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전에 김성렬 전 행자부 차관의 출마설도 있었으나 출마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도 도지사 출마를 굳히고 있다. 이재원 원장(피부비뇨기과 병원)의 경우도 이번 지방선거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허명환 위원장(용인을)과 이상휘 전 동작을 위원장의 경우 포항을 떠난 사람 이어서 다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출마의 개연성이 있는 이창균 위원장(바른정당 포항남.울릉)과 서장은 전 히로시마 총영사도 머뭇거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박명재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자리가 공석이 되는데, 시장에 출마했다가 다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에는 큰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집권당이 되었으나 포항지역에서는 여전히 야당의 모습 그대로다. 특별히 알려진 주자도 없고 경주처럼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표현한 후보도 없다. 다만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기는 하지만 그 세력이 부족한 분위기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정치 신인이나 철새 정치인이 끼어들 여지는 줄어든다. 왜냐하면 ‘공천=당선(속칭 과메기 공천)’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땐 선거 막바지에도 공천만 받으면 급속한 지지율 확산이 가능했으나 ‘과메기 공천’이 사라진 상태에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최소한의 인지도조차 확보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순화된 포항시장의 선거구도에서 최양식 경주시장의 불출마는 또 한 편의 소설을 만들어 낸다. 즉, 추석 명절 사랑방에서 이루어지는 최 시장의 불출마에 대한 다양한 원인분석 때문이다. 말 그대로 최 시장의 순수한 정계은퇴설과 2년 후 총선 출마를 위해서 보궐선거에 따른 세금낭비 비난을 예방한다는 설도 있다. 또 3선 도전에 따른 시민들의 피로감과 함께 현시장의 교체율이 문제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 정도라면 어쭙잖은 논객들의 사랑방 정치평론이 점점 설득력을 갖는다. 우선은 경북지역에서 3선에 도전하는 민선단체장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다음으로는 포항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즉, 교체율이 높은 민선 단체장과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민선 단체장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추석 명절 사랑방에 모인 식구들 사이에 나누는 정치평론이 제법 고급스럽기까지 하다. 

/김문식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직전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