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한나라당 소장파들이 조기전당대회 개최 등 쇄신안을 주장하고 있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일각에선 이 의원의 2선 후퇴 결정도 소장파의 전면전에 대비한 명분축적용이자 방어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도 흘러나왔다. 또한 박희태 대표에 대한 퇴진론까지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신이 한발 빼는 모습을 보여줘 사태를 일단 수습해야 한다는 긴박함도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가에선 이 의원이 소장파의 조기전당대회 개최 요구를 박근혜 전 대표 세력과 연합해 격퇴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이 의원이 자신이 물러남으로써 친박그룹을 당의 전면으로 이끌어내 양 계파 간 화합을 명분으로 권력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해석에 기반한 것이다. 대권 로드맵상 내년 지방선거 때까진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부각되지 않기를 바라는 친박그룹에게도 이번 조기전당대회 개최는 부담이다. 만약 전대가 성사될 경우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한 대표 후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각자의 셈법이 맞아떨어져 이 의원과 친박그룹 양측이 조기전당대회를 요구하는 소장파-이재오 그룹에 대해 공동 전선을 펴며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아직 자신의 수족이 사정라인 등에서 건재해 있는 이 의원이 여전히 이 대통령의 ‘여의도 대리인’으로서 숨은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쇄신요구에 대한 청와대의 미온적인 반응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의원직을 던진 뒤 주일 또는 주영 대사로 나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