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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전 대표 | ||
최근 개헌론을 먼저 거론하고 나온 쪽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이다. 안상수 원내대표와 김형오 의장, 이주영 의원 등이 잇따라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공론화시킨 것.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기념 특강에서 “대통령 직선제 이후 5명의 대통령 중 4명이 불행한 결과를 맞았다”며 “국가시스템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개헌론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시점에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달 미국 스탠퍼드대학 강연에서 내놓은 개헌 관련 발언은 정치권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대통령이 4년 일하고 국민이 찬성하면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좋다”며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했다. 더불어 “이전부터 두 가지(4년 중임제, 대선·총선 동시실시) 모두 찬성해 왔다”며 특별히 대선과 총선 주기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이야기한 대선과 총선의 동시실시가 가능한 시기는 오는 2012년이다. 4년 임기의 국회의원과 5년 임기의 대통령 선거를 같은 해에 열려면 2012년을 놓칠 경우 20년 후인 2032년에나 가능하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특별히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며 대선·총선의 동시실시를 조건으로 이야기한 배경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조기 전대론’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박 전 대표가 개헌론으로 ‘박근혜 조기대세론’을 잠재우며 시간 끌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을 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개헌론으로 정치판을 흔들고 새판을 만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가져오게 하려는 ‘비장의 카드’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달리 다른 대권주자들은 개헌론 논의에 대해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아직 확실히 생각을 정하지 못했다”며 “학술적 논의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친이계의 대권주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 최고위원으로선 개헌론이 자칫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해 미리 짚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역시 개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총재는 “현행 제도상으로는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권력 분산의 필요성에 대해서만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및 특검제 도입과 함께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바로 잡아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3권 분립과 주권재민이라는 헌법 정신의 완전한 회복, 사법부의 중립 등 큰 길을 열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다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한나라당 후보 시절 개헌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했지만 장단점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 정치적 판단으로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들끼리 결정하기보다는 국민의 뜻을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음 정권의 중요 과제는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인 만큼, 개헌 논의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후보 시절 이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결국 이명박 정부 임기 초반부터 개헌론 바람이 불고 있다. 박 전 대표 등의 입장처럼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총선 동시 실시 방안이 현실화하려면 이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8개월은 ‘반납’해야 하는 상황. 이 대통령으로선 개헌 논의가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은 일단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 절차를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