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21명 직원들 ‘사표’
- “인격 모독하고, 심하게 호통 치며 욕설·폭언을 일삼았다”
- 김 이사장, 조직 문화적 차이… “잘해보자는 취지에서 ‘야단’이 와전”
- 내가 ‘인격수양’이 덜 된 탓… “직원들 능력 배양키 위해 힘써왔다”
- 직원들 의견·인격 존중하며, 시민서비스 경영에 최선 할 것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대구시설관리공단 김호경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도를 넘는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관병 갑질’에 이어 최근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갑질,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의 과도한 갑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김 이사장의 이 같은 형태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압박성 ‘갑질’로 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김 이사장이 지속적으로 간부공무원들과의 회의 때와 직원들의 업무 결재시 일대일 상황에서 심한 욕설을 하며 호되게 야단친 일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개조 및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한 명목하에 직원들을 상대로 한 온갖 욕설 등 모욕적이고 비윤리적인 발언으로 인해 김 이사장 취임 이후 최근까지 수십 명의 직원들이 이직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김 이사장의 폭언과 성과실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사표를 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거기에 직원을 기계취급하며 “너 아니면 다른 인력(사람)을 쓰면 된다”는 식의 업무사고가 직원들의 퇴사와 이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015년 5월 김 이사장이 취임한 이래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21명의 직원들이 퇴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신입직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의 한 직원은 “이직 등을 비롯해 여직원들의 육아휴직까지 모두 합치면 조직을 이탈한 수는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물론 퇴사자 중에는 불가피하게 개인 사정으로 퇴직하거나 자신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이직한 직원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적은 급여 수준과 소통 없는 이사장 중심적 체계, 특히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업무특성상의 높은 업무 강도가 주 원인이 돼 인원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죽하면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서 그 어렵다는 공단의 정규직을 박차고 나왔을까’라는 말도 직원들 사이에서는 나올 정도”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부 직원은 “김 이사장은 결재를 받으러 올라온 간부들과 직원들을 향해 ‘(웃으면서) 내가 지시한 업무사항이 상당히 많죠, 지시한 업무를 따르지 않고 일이 하기 싫으면 그만 두세요’라며 모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이 간부는 “한두 번도 아니고 이사장이 직원에게 하는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의 수준이 도를 넘어 어쩔 때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라며, “개인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면전에 대고 반박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업무보고서가 본인 생각과 맞지 않고 결재서류 제출이 늦는 경우, 특히 문서 글자 하나가 틀려도 지적하며 인격을 모독하고, 심하게 호통을 치며 욕설과 함께 폭언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구시설관리공단노동조합 이희송 위원장은 “김 이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직원들을 소소하고 사사로운 일까지 매몰차게 몰아붙였던 것은 사실이다. 노동 강도가 이전보다 상당히 높다는 말”이라며 “이로 인해 직원들이 힘들어했고, 당연히 직원들의 불평불만도 이어져 이직율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혹 김 이사장의 업무 성격상 강한 어조로 직원들에게 호되게 야단을 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욕설을 비롯해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말은 아직까지 들은 바가 없다”며 “직원들 말이 와전돼 과장된 얘기일 수도 있어 현재로서는 단정지을 수 없는 만큼 사실관계 확인이 분명히 필요하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직원들이 김 이사장의 비인격적인 폭언으로 힘들어하고 이직을 생각하며, 그런 이야기를 차마 할 수 없어 몇몇 동료직원들 사이에서만 회자되고 있다고 하는 만큼 조사를 해 볼 필요성은 있다”며 “만약 김 이사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업무와 관계된 일 면에서 욕설이 오가고 모욕적인 발언을 해 왔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날 경우 조합측에서도 공식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호경 이사장 (사진= 대구시설공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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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호경 이사장은 최근 기자와 면담을 갖는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막말 등 폭언을 한 것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김 이 사장은 “간부회의 때 등 언성이 높아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특정 간부와 직원을 대상으로 대놓고 막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게 그들에게 욕설로 들리고 심한 폭언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조직의 문화적인 생각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의 때마다 간부들이 솔선수범을 해야 된다고 했다. 간부들이 잘해서 후배들을 이끌고 좋은 직장을 만들어 달라는 취지에서 야단을 치며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간부들은 ‘사고만 없으면 되지, 이때까지 잘해왔는데… 어떻게 더 이상 잘 할 수 있는가’ 하며 반문했고, 이로 인해 이견 차이가 벌어져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그때마다 간부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언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제가) ‘육두문자’까지 사용했다는 말도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육두문자로까지 생각하고 표현될 수가 있다. ‘(아이 씨×) 못 해 먹겠다. 도저히 답답해서 못 해 먹겠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인격수양이 덜 돼서 그런 일(말)이 나왔는데, 있어서는 안 되고 나와서는 안 되는 말이다.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 지금은 자신이 부끄럽다“고 회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지시한 사항에 대해 ”일이 하기 싫으면 그만두고 나가라“고 했다는 말과 관련 “(기자에게) 시키고 하라면 안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며, ”내가(이사장) 다 챙겨야 하느냐, 참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 시키는 일을 처리를 못 하고 능력이 안 되면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해라, 했을 뿐이지, 그럼 내가(이사장) 다 해야 하느냐. 그런 취지에서 한 말이지 직접적으로 나가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직원들의 잇따른 이직에 대해 김 이사장은 “최근 들어 신입직원들의 이직율이 높다. 그 이유로는 대기업 등에 들어가기 위해 이곳에 들어와 재취업을 준비하는 경향이 많다. 업무강도가 높아 이직을 결심한 것일뿐 (김 이사장의) 업무형태에 불만을 품고 나가는 경우는 단연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단정했다.
그는 간부들의 업무능력 무능도 지적하며 어렵사리 말을 이었다. 김 이사장은 “지금 공단 간부들 30여 명 중 공채로 들어온 인원은 3~4명밖에 안 된다. 현재 공단의 대부분의 간부들은 공단 설립 당시 기능직 시설직 등 평 직원들이 올라와 간부로 형성돼 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예전의 경우 이들은 업무보고서와 기안조차도 작성하지 못했다. 업무가 너무나 서투른 간부들도 많았다는 얘기다. 이에 보고서 작성요령 등을 직접 가르쳤다. 간단한 소양 테스트도 치렀다. 이를 비롯해 갖가지 개인 역량을 위해 연수와 파견 등을 통해 능력을 올리려고 애를 썼다. 이렇듯 공단 본연의 기능인 서비스 기관으로서 직원들이 그에 맞는 능력을 배양키 위해 힘써왔다”며 그간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조직진단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 업무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다. 특히 성과를 내기 위해 내뱉은 강한 어조가 직원들에게는 폭언과 막말로 더 나아가 욕설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내(자신) 푸념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자체 역시 내가 인격수양이 덜 된 탓이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직원들의 의견과 인격을 존중하며 남은 임기 동안 시민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어 공단의 업무를 단순 시설관리에서 시민서비스로 경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8월 창립 후 첫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공단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만년 중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최상위권에 오른 적은 2009년(2위)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의 1위는 김 이사장이 취임한 지 1년여 만의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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