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6월 26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차기) 총리 이름이 거론되면서 심지어 내 이름까지 거론되는데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을 충청권 인사로 발탁한 데 이어 여권 주변에서는 ‘충청권 연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 총재는 현 정부와 이 대통령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특히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박연차-천신일 특검’에도 찬성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여권의 속을 태우고 있다. 야당 중에서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자유선진당마저 특검 도입을 강하게 독려할 경우 여권의 ‘버티기’ 전략이 퇴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여권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여권의 ‘당근’ 정책에 숨은 노림수가 내포돼 있을 것이란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는 여권의 구애는 진정성이 없고 다분히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충청권 민심 잡기’ 전략에 따른 노림수가 깔려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통령과 여당이 어정쩡한 중도론을 주창하면서 우리당을 계속 흔들 경우 이 총재의 대여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