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법정 공방전이 본격화되면서 전·현직 정치인들이 잇따라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법원은 7월 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 서갑원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공판에서 전직 국회의장을 지낸 박·김 전 의장은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반면 현역인 김·서 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대조를 보였다.
박관용 전 의장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6년 4월 현금 2만 달러를 받은 사실은 시인했으나 당시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였고, 대부분 자신이 속한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의 후원금으로 기부한 만큼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의장 시절인 지난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비서실장을 통해 모두 1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원기 전 의장도 기소 내용을 모두 시인했다. 다만 김 전 의장은 이날 공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기억나지 않지만 비서실장과의 다툼을 원치 않아 공소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해 간접적으로나마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이 기소 내용을 시인함에 따라 검찰은 이날 김 전 의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 575만 원을 구형했다.
반면 김정권 의원은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재판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서갑원 의원도 “박 전 회장과 골프를 하고 미국 뉴욕을 방문 적은 있으나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거물급들은 혐의 내용을 일부 인정하는 대신 ‘불법은 아니다’는 논리로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반면 현역들은 검찰 기소 내용을 모두 부인하는 이른바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직 거물들과 현역 의원들의 상반된 법정 투쟁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전직은 ‘인정’ 현직은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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