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을 감시했던 전직 정보과 형사 이열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두 사람은 평생 경쟁자이자 협력자인 관계로 살아왔던 사이다. 이 씨는 “두 사람 모두 권력으로부터 견제받고 탄압받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한 고통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한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감시 업무를 수행하던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연금이 해제되고 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자주 회동을 했는데,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행하고 감시하는 안기부 요원들과 경찰들의 식대를 대신 내주곤 했다고. 반면 상도동 측 동료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은 식대를 직접 돈으로 받았다고 한다.
이 씨는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당시의 정치상황에서 그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였다. 만약 우리가 동교동 측에서 식대를 돈으로 받았다면 이 사건은 금방 부풀려져 김 전 대통령이 기관원들을 매수하려고 했다고 선전되어질 것이고 우리도 문책을 받을 것이 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도동 측 동료들이나 안기부 요원들은 식대를 따로 받는 일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는 것. 그만큼 상도동의 감시는 동교동에 비해 느슨했고 덜 억압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때 경찰들 사이에서는 ‘김영삼 비서는 국회로, 김대중 비서는 감옥으로’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씨는 “당시 이 차이는 한마디로 동교동과 상도동 두 진영을 바라보는 군사정권의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때 우리는 미행하고 감시하는 입장이면서도 불과 몇 명이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일행 전체가 회담하면서 먹는 식대의 두 배 정도를 먹어치워 미안하게도 넉넉하지 못한 김 전 대통령의 호주머니를 축내곤 했다”고 전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삼엄했던 동교동 느슨했던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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