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쪽빛 물결이 넘실대는 괌 앞바다. | ||
올해는 두려웠던 사스의 여파가 남아있어 아직도 ‘청정지역’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높다. 어쩌면 올해가 해외여행의 최적기일지도 모른다. 사스로 타격 받은 항공사들이 저마다 항공료를 내리고 있고 여행사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잘만 고른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편안하고 색다른 청정바다의 휴식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여름마다 마음에 그려온 천혜의 섬으로 안내한다.
[인도양 마지막 지상낙원 몰디브]
멀리 인도양 한가운데 보석같이 뿌려진 1천1백90여개의 군도가 몰디브를 이루고 있다. 크리스탈빛 환조 라군과 주변에 잘 발달한 아름다운 산호군 덕택에 예로부터 마르코 폴로는 ‘인도의 꽃’, 이븐 바투타는 ‘세상의 경이 중의 하나’란 말로 몰디브를 격찬했다.
굳이 관광버스를 타고 찾아다녀야 할 명소가 따로 없다. 해변에 누워 일광욕을 하면서 책을 보거나 낮잠을 자고, 일광욕을 하다가 태양이 뜨거우면, 물 속으로 뛰어드는 정경들이 이곳에서는 바로 일상이다.
그 휴식조차 지루해진다면 수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리조트에는 바닷속을 여행하는 스쿠버다이빙부터 스노클링, 흥미로운 밤바다 낚시, 스릴 있는 돛단배 여행, 수상스키 제트스키 워터슬레이 등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든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야자수 가득한 섬들과 눈에 띄게 흰 모래톱, 코발트 블루 환초에 둘러싸인 바다, 바닥까지 보이는 따뜻한 바닷물,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아름다운 산호들과 물고기들이 몰디브에 들르는 여행객들을 한번에 사로잡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현재의 몰디브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섬 곳곳에 들어선 약 90여 개의 초특급 리조트들이다. 몰디브의 리조트들은 섬 하나에 단 한 채씩의 독립된 방갈로식 리조트가 들어서 있어 누구의 눈길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휴양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천도관광(02-325-7007)이 리조트와 관광 코스 등을 개별적으로 예약하는 맞춤 상품을 제공한다. 4박5일은 1백99만원, 5박6일은 2백8만원, 6박7일은 2백27만원. 비행시간을 감안하면 5박6일 이상이 좋다.
▲ 배를 타고 나가 해양스포츠를 즐겨도 좋고 그도 지치면 호젓한 밤거리를 거닐어보자. | ||
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산호초와 울창한 열대림, 푸른 바다, 원시와 현대가 조화를 이룬 천혜의 섬 사이판.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곳은 마나가하섬이다. 섬 둘레가 1.5km 정도로 15분이면 걸어서 한바퀴를 돌 수 있는 작은 섬이지만 ‘사이판의 진주’라 불리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아름다운 백사장과 무릎 정도 밖에 차오르지 않는 얕은 바다가 멀리까지 이어져 해수욕과 선탠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휴양지답게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숍과 레스토랑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사이판에서 약 5㎞ 가량 떨어진 티니안섬은 한적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맑은 바다와 나즈막한 야자수 숲 사이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을 갖춘 초특급호텔(다이너스티)이 들어서 있어, 카지노와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이판과 괌 사이에 떠있는 로타섬은 골프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 주말만 되면 골프여행을 오는 외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활동적인 투어를 원한다면 지프 투어도 권할 만하다. 일반 승용차로 가기 힘든 제프리비치, 타포차우산 등을 구석구석 지프로 누비고 다니며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괌과 사이판은 2차대전 태평양전쟁 때 이곳에 주둔했던 일본군 주력부대의 전쟁시설과 버려진 무기들, 전쟁 막판에 미군의 공습과 상륙작전에 쫓기면서 항전하다가 집단 자살 혹은 토벌당한 장소들이 그 처절했던 단말마의 비명을 간직한 채 유적 유물로 남아 있다.
당시 마지막 주력군 수천명이 ‘천황만세’를 외치며 꽃같은 목숨을 내던진 만세절벽이며, 일본군에게 징용으로 끌려와 땅굴 참호를 파고 활주로를 닦다 숨져간 한국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피산 중턱의 한국인 위령평화탑들이 평화로운 자연과 어우러져 관광객을 맞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조화다. 석양이 질 때면 수많은 바다새들이 모여 장관을 연출하는 새섬(Bird Island)은 사이판 자연의 백미다.
하나투어(02-2127-1000) 등 여행사들이 PIC 골드(4박5일) 79만9천원 등 예전보다 낮은 가격에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사이판 관광청 서울사무소 (02-752-3189).
▲ 몰디브의 환상적인 해변과 패러세일링을 즐기는 남녀(왼쪽)의 모습. 리조트 내의 풀에서 가지는 휴식조차도 근사하다. | ||
서울에서 4시간, 길지 않은 비행시간에 미국 입국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괌은 신나는 해양스포츠와 이국적 분위기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이다. 거제도 크기 정도의 작은 섬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렌트해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괌에 갔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닷속 비경을 꼭 보아야 한다. 3백50가지가 넘는 산호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열대어는 현지에서 간단히 요령을 배워 시도할 수 있는 체험 다이빙을 통해 직접 물속에 들어가서 만날 수 있다. 좀더 편안하게 바닷속을 보려면 아틀란티스 잠수함을 이용하면 된다.
아주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판비치 리조트(www.ipan.co.kr)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괌에서는 한적한 동부해안의 탈로포포폭포 가까이에 있는 이 리조트는 방갈로를 이용하는 패밀리 패키지와 단체이용이 가능하며 해양스포츠는 물론 특수 유람선을 타고 폭포와 정글투어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괌의 대표적인 명소인 사랑의 절벽, 산호초 해변이 아름다운 투몬비치 등도 괌을 방문했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괌 관광청 02-762-6161. 여행사 광고를 보고 가장 적당한 가격의 패키지를 고르면 무난하다.
문주희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