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은숙 기자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후 당청 관계 및 정국 주도권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를 거쳐 대선 주자로 발돋음했다는 점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중진들이라면 당 대표는 거쳐야 할 관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허성무 경남대 초빙교수는 “8월 전당대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선출된 당 대표는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가지게 되는 만큼 굉장히 중요한 전당대회다. 큰 꿈이 있는 정치인들은 누구나 이번 전당대회에 도전할 것이라고 본다. 3, 4선 쯤 되면 너도 나도 당권에 출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선 차기 민주당 당 대표 후보군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두관(초선, 김포갑)·송영길 의원(4선, 인천 계양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안희정계로 분류되는 김종민·조승래·박완주·강훈식 의원이 당선됐다. 안 지사는 측근들을 원내에 입성시키면서 대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당내 세력이 약하다는 점은 안 지사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일각에선 안 지사가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한 뒤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에겐 다가 올 전당대회가 당내 세력을 확장할 기회인 셈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일반적인 예측은 있지만 본인에게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만약에 당선이 안 될 경우 대선 가도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친문에서 안 지사를 밀겠다는 보장도 없고, 또 안 지사에겐 실질적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송영길 의원(좌)과 김두관 의원(우). 일요신문DB
지난 전당대회에서 컷오프 됐던 송영길 의원이 다시 한 번 당권 도전에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인천시장을 지낸 송 의원은 그동안 대표적인 비문 인사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선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정권 교체를 이끌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단숨에 차기 당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컷오프 된 뒤로 많은 반성을 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매우 부드러워져서 당내에서 두루 스킨십하면서 지지를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당 내에선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당 대표로 약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두관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민선 5기 경남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김포와 경남 지역 당원들로부터 당권 도전 요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8일엔 김 의원의 지지조직인 (사)민부정책연구원과 함께 단합대회를 개최했다.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 보좌진은 “당권에 도전하라는 요구가 많다. 적극적으로 당권 도전을 통해서 당내에서 ‘김두관 가치’를 확립하고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지역에 소홀하지 않겠냐는 얘기도 있어, 의원님께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민부정책연구원은 김 의원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때문에 김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다만 “당 내에 친김두관 세력이 없어 전망이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안민석(4선, 경기 오산시)·박범계 의원(재선, 대전 서구을)도 자천타천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일요신문 DB
민주당 안팎에선 임기 2년을 채울 것으로 보이는 추미애 현 대표를 재선시키자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최대 세력인 친문의 조직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바 있다. 앞서의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에서 내세울 사람이 없으면 차라리 추 대표를 재선시키자는 얘기가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보좌진은 “대통령도 단임제인데 당 대표가 재선이냐”고 지적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현재로선 확실하게 친문 주자로서 부각되는 사람이 없다. 다만 추 대표가 다시 나온다면 역풍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