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모양의 목조 간판을 따라 들어선 골목에 아담하게 서있는 건물의 입구부터 동화 같은 그림들과 꽃 넝쿨로 장식되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부드러운 조명 아래 각기 다른 자태로 앉아있는 세계 각지의 부엉이들의 모습이 탄성을 자아낸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돌조각 부엉이, 체코에서 날아온 부엉이, 이탈리아 무라노 섬에서 온 유리 부엉이, 인디언 추장이 그렸다는 부엉이 그림과 도자기를 비롯해 병풍, 시계, 넥타이, 연, 우표에 묘사된 부엉이까지 무려 2천여 점이나 모여 있다. 원산지를 나라 수로 따지면 80개국이 넘는다.
이 많은 부엉이들을 수집한 사람은 평범한 가정주부인 관장 배명희씨(50). 중학교 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기념품으로 산 목각 부엉이의 앙증맞은 모습과 커다란 눈에 매료된 것이 오늘날 ‘부엉이 엄마’가 된 먼 동기였다.
박물관은 그의 부엉이 사랑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태어났다. 배낭여행을 즐기는 첫째 아들이 가는 곳마다 부엉이를 구해서 보태주었고, 실내 인테리어와 건물의 부엉이 벽화는 미술을 전공하는 둘째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작업한 것.
실내면적 24평의 그리 넓지 않은 규모이지만, 대한민국의 첫번째 부엉이 박물관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색공간이 되고 있다.
배씨는 “많이 볼수록 적게 말하고, 적게 말할수록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게 부엉이의 가르침”이라고 덧붙인다.
관람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 5천원(차 음료 포함). 02-3210-2902 www. owlmuse um.co.kr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