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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송말리에 활짝 핀 산수유꽃(위). 산수유 노란 꽃그늘 아래서 쑥이며 냉이며 봄나물을 캐고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객. | ||
매화꽃 산수유가 피고 지더니만 개나리 벚꽃이 앞다퉈 피어나 도심은 꽃으로 물들고 있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남쪽에서는 화사한 벚꽃이 벌써 축제를 벌이는데, 수도권쪽은 한발 늦은 산수유꽃이 이제 한창이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산수유마을. 남쪽나라 봄마중을 놓친 사람들이 산수유꽃 만발한 이천으로 봄꽃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도자기와 온천으로 많이 알려진 이천.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 백사면 도립리, 송말리, 경사리 일원에서는 해마다 ‘백사 산수유축제’가 열린다. 몇 해 전 본격 산수유마을로 가꿔지면서 봄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축제 때는 마을 일원의 도로들이 일시적으로 교통체증을 앓는다.
마을에는 수령 1백 년이 넘는 것부터 5백 년 가까이 된 것까지 오래된 산수유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본래 산수유가 많았던 곳이지만 군락의 면적이 크게 줄었던 것을 최근 몇 년 사이 어린 묘목들을 새로 심어서 다시 노란 꽃대궐을 조성했다.
산수유는 어느 한 지역에만 집중돼 있지 않고 논둑이나 밭둑 혹은 집 주변으로 흩어져 있다. 백사면 일대는 가로수까지 산수유로 바꿨다. 3월 말부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마을 전체가 노란 산수유꽃으로 감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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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수유꽃을 보며 아이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위). 아래는 산수유로 빚은 술. | ||
산수유에 파묻힌 마을 입구에 다다르면 아주 오래된 정자 한 채와 그 앞에 보조재를 발라 몸을 지탱하고 있는 아주 오랜 고목 느티나무 세 그루를 발견하게 된다. 정자는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1519)를 피해 낙향한 남당 엄용순이 건립했다는 ‘육괴정’이다. 육괴정은 당대의 선비였던 모재 김안국, 강은, 오경, 임내신, 성담령, 엄용순 등 여섯 사람이 연못 주변에 각자 한 그루씩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산수유도 바로 이때부터 심은 것인데, 선비들이 심기 시작했다 하여 ‘선비꽃’이라고도 불렀다 한다. 이제는 고목이 되어버린 느티나무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고 그 앞에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조악한 연못 하나가 남아 있을 뿐이다.
현대에 와서 산수유마을이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이천시는 산수유를 이천의 상징나무로 삼아 여주 양평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를 따라 새로 심었다. 산수유축제는 양평에서도 열린다. 대단한 군락지는 아니지만 봄이면 인근 어디서나 노랗게 피어난 산수유꽃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도립리가 축제를 찾아온 인파로 붐빈다면 언덕 하나 넘어 송말리로 들어가도 된다. 역시 꽃이 만발했으나 복잡한 인파가 없다. 온 마을이 산수유꽃으로 노랗게 물이 들었고, 나무 그늘에선 쑥과 냉이, 달래를 캐는 사람들도 있다.
이 마을 안쪽에는 영원사라는 절집이 있다. 영원사는 이천에서 가장 높다는 원적산(634m)의 원적봉 기슭인 양지바른 터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638년(선덕여왕 7년)에 해호가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에는 영원암이라 하였다. 해호는 당시 수마노석으로 약사여래좌상을 조성하여 봉안하였다고 전해진다. 고려말 공민왕이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이 전한다. 경내에는 혜거가 중창할 때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남아 있다.
지금 이 절집은 고시생들이 공부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인근하고 있는 원적산의 원적봉(563.5m) 주봉인 천덕봉 기슭에는 율수폭포가 있으므로 천천히 산책을 나서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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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립리 산수유 마을에 폭 안겨있는 육괴정(위)과 송말리에 자리한 사찰 영원사. | ||
축제 때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다소 한적한 날짜를 선택하는 것이 산수유 감상방법 중 하나다.
산수유란
우리나라의 산수유나무는 1970년 광릉지역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적이 있어 자생종으로 밝혀졌다. 산수유나무는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성장한다. 햇볕을 좋아하나 음지에서도 잘 자라며 각종 공해에는 약하지만 내한성이 강하고 이식력이 좋다. 산수유의 본래 이름은 ‘오유’로 지금도 중국의 많은 한의원들은 이같이 부르고 있다. 또한 ‘오수유’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는 1천5백 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가 산수유나무를 특산 식물로 재현한 데 따른 것이다. 산수유는 간염,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식은 땀을 흘리거나 손발이 찰 때 등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어 오래 전부터 약재로 이용되어 왔다. 산수유 음료 개발, 산수유 술, 산수유 국수, 산수유 수제비 등이 있다.
대중교통
서울 강남, 구의 터미널, 수원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이천행 버스 수시 운행. 산수유 마을은 이천 버스터미널에서 백사면 현방리행, 도립리행 시내버스 이용.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로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르다. 서이천IC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약 1.5km 달리면 국도 3호선과 연결된다. 남정골에서 좌회전하거나 조금 내려가다보면 산수유마을(도립리)팻말이 시작된다. 마을 입구에 ‘산수유마을’이라는 표지석이 서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구리-양수리-양평을 거쳐 37번 국도 이용, 여주쪽으로 오면 된다. 이포대교 건너 10km 정도 가면 영원사를 시작으로 도립리 산수유마을이 나타난다.
별미&숙식
이천은 세계 최초의 쌀농사가 시작된 곳. 이천 시내쪽에서 들어올 경우에는 전통 쌀밥집촌을 경유해 들어오게 된다. 고미정 한정식(031-634-4811)을 비롯해 수많은 쌀밥집이 밀집되어 있다. 이포쪽으로 나오면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촌이 있다. 봉진막국수(882-8300)가 원조집이다. 집집마다 맛에 특색이 있다. 산수유마을 꽃숲에서 도시락을 맛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행코스 짜기
이천 신둔면 쌀밥집에서 조식-남정골에서 70번 국도 이용해 산수유마을 가기 전 신대리 백송 감상-경사리 도립리 송말리 중 한 곳을 선택해 산수유 감상(영원사나 연당지 경유)-반룡송 감상-이포나루 낙조 감상-천서리 막국수 시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