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릉에서는 문화유산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
공기도 맑은 경기도 여주에는 우리나라의 ‘르네상스’를 일군 세종대왕의 능(영릉)과 유적지가 있다. 가까이에 자리한 ‘한얼테마박물관’에서는 과학의 달에 즈음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의 두뇌에 물을 주듯 마음껏 만지고 뛰놀다보면 어느새 상상력은 쑥쑥 자란다.
여주읍내로 들어서는 37번 국도는 무르익은 봄내음이 한창이다. 길 곳곳에 세종대왕릉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어 찾기 쉽다. 세종대왕과 왕후의 합장릉인 영릉(英陵)은 본래 서울의 홍릉 자리에 있던 것을 예종 때 옮겨 조성한 곳이다. 일설에는 이곳이 천하의 명당자리라 조선 왕조의 운이 1백 년 더 연장되었다고한다.
대부분 왕릉은 입구에 관리소 하나, 넓은 숲 속에 능만 외로이 떨어져 있는 데 반해, 이곳은 수려한 경관의 숲과 함께 2백30대 분의 큰 주차장, 그리고 세종 재위시 발명된 각종 과학기구와 박물관 등 유물과 유적을 갖추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는 특별히 현장 체험학습 전문 프로그램도 있다. 정규 프로그램 외에 소규모 단체를 위한 ‘맞춤 현장체험’도 운영한다. 코스가이드(www. cosguide.com) 등 전문 업체를 이용하면 된다.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은 유적지마다 활동하는 문화유산 해설사를 찾는 것. 여주군 문화관광과에 일주일 전에 예약하면 무료로 안내해준다. 관람객의 관심도에 따라 관람 코스나 시간 조절이 가능하다. 예약신청 031-881-6818, 또는 여주군청 홈페이지 www.yeoju. gyeonggi.kr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후 문화관광과로 FAX 송부.
세종대왕 유적관리소는 크게 야외전시장, 세종전, 재실, 동상, 영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역시 야외전시장. 세종 재위 시절 발명된 과학기구 15점이 복원돼 있다. 만원짜리 지폐에도 나오는 자격루와 세계 최초 우량계인 측우기, 세계 유일의 오목해시계 앙부일구 등을 직접 관찰하며 과학적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해 그림자를 보며 시간과 절기를 알아내는 앙부일구는 지금도 시간이 정확히 들어맞아 놀랍기 그지없다. 묘시부터 유시까지(오전 5시∼오후 7시) 하루의 시간을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시계만으로 절기까지 읽어낼 수 있다. 어째서 낮 시간만 표시돼 있을까. 어른들은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는데 아이들의 입에서 쉽사리 대답이 튀어나온다. “밤에는 해가 없으니까요.”
세종전을 나와 훈민문을 지나고 비단잉어 가득한 연못에 이르면 송림의 맑고 신선한 기운과 금잔디에 감싸인 세종대왕릉이 한눈에 보인다. 신성한 지역에 들어선 듯 능에서 잠시 봄바람에 취하다 보니 2시간 남짓한 시간이 꿈같이 흘러간다. 세종대왕 유적관리소(경기 여주군 능서면) 031-885-3123~4 홈페이지 sejong. ocp.go.kr
▲ 한얼박물관은 이우로 회장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
▲이벤트:매년 5월15일 ‘세종대왕 탄신 숭모제전’이 열린다. 국내 유일의 왕릉 행사로, 예행제 궁중악(여민악) 궁중무용(봉래의) 등을 볼 수 있다.
세종대왕릉에서 과거로의 과학 여행을 마쳤다면 19세기 이후 지금까지 과학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을 찾아가 보자. 여주군 대신면 옥촌분교 터에 위치한 한얼테마박물관은 폐교와 전동차를 전시장으로 꾸민 이른바 ‘과학 놀이터’다. 고문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시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물론 이곳을 갈 때에도 사전 예약은 필수. 전통문화보존협회 이우로 회장(78)의 현장 교육도 빼먹지 말자.
포효하는 두 마리의 청동 짐승상, 가득 쌓여있는 신호등, 금방이라도 출발할 듯한 전동차.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이들은 전동차 내를 뛰어다니며 생전 처음보는 기기들을 만져보느라 정신이 없다. 폐교 내에 있는 고문서와 전적, 카메라 유물 등을 합하면 40만 점에 이른다고 한다.
전시된 현미경, 카메라를 통해 광학기기를 이해하고 최초의 철사 녹음기나 레코드판으로 음향기기를 원리도 알아볼 수 있다.
과학의 날을 맞아 폐교 2층에는 특별 전시체험장이 마련됐다. 전기로 작동되는 옛날 녹음기, 오디오 등 옛 것과 현재의 흐름을 직접 경험하고 비교할 수 있다. 문의 031-881-6319, 홈페이지 www.han-ul.or.kr
▲개장시간(3월∼10월): 오전 9시∼오후 6시(공휴일 오후 7시). 연중 무휴. 주차 무료.
▲관람료: 2천5백원 / 단체 1천5백원.
여주가는길
영동 고속도로 여주 IC. 팔당대교 이용시 6번 국도 양평에서 37번 국도이용. 대중교통은 서울 수원 성남 이천에서 여주행 고속 및 직행버스 이용(서울부터 70분 소요).
▲세종대왕 유적지: 여주읍에서 42번 국도 이용, 표지판 따라 2.5km 진행(서울부터 70분 정도 소요) 이천읍에서는 차량으로 25분거리. 여주 버스터미널에서 이천 방향 좌석버스 111번 이용, 공군 부대 앞 하차 후 도보 20분
▲한얼테마박물관: 여주 IC에서 37번 국도를 타고 여주대교 방면으로 직진. 대신-양평 방향으로 직진하다 곡수 방향 우회전하여 약 5km지점 우측 언덕. 여주 버스터미널에서 대신-곡수-양평방향 시내버스(금강고속) 이용, 옥촌리 하차.
▲먹거리: 여주 쌀밥과 민물매운탕, 천서리 막국수가 별미다. 여주군청 뒤 강변도로, 신륵사 관광지 내에 매운탕집이 다수 있으며, 흥천면, 금사면, 대신면 등 남한강 주변에 매운탕집을 겸한 횟집이 많이 있다. 천서리 막국수촌은 대신면 이포대교 부근에 모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