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시아 군락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자월도 장골해수욕장. | ||
인천광역시 옹진군은 덕적면 자월면 백령면 등 7개면이 1백 개 섬으로 이루어졌다. 굳이 어느 섬이라고 꼽을 수 없을 만큼 각각의 섬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면서 무더운 여름철 나그네를 유혹한다.
덕적도 - 수평선 해넘이에 넋 잃어
옹진반도의 섬들은 서해5도를 제외하고는 덕적도 자월도 등 모두 뱃길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다.
덕적도는 여의도의 예닐곱 배쯤 되는 큰 섬으로 서포리 밭지름 이개 등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을 곳곳에 품고 있다. 이 가운데 서포리해수욕장은 그 크기에서 단연 으뜸이다. 선착장에서 도보로 넉넉잡아 10분 거리에 있는 서포리해수욕장은 해변 길이가 2km에 달하고 썰물 때는 폭 4백m가 넘는 드넓은 백사장이 드러난다.
1백50년 이상된 적송(赤松)과 해당화, 그리고 떡가루처럼 고운 금빛모래가 어우러진 이 곳은 차라리 한 폭의 풍경화다. 해넘이 때 아름다움은 절정을 이룬다. 낙조가 바다를 물들이는 모습에 홀려 사람들은 해가 수평선 뒤로 가라앉은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서포리와 밭지름해수욕장에서는 조개를 캘 수 있다. 개펄이 없는 서포리해수욕장에서는 새조개, 개펄이 있는 밭지름해수욕장에서는 새조개와 바지락을 캘 수 있다.
덕적도 북쪽에 바싹 깎은 중머리마냥 크고 동글동글한 돌멩이들이 널려있는 능동 자갈마당이 있다. 이 돌을 불판 삼아 삼겹살을 구워먹는 것을 이곳 사람들에게 별미 중의 별미로 여긴다.
이작도 - 두 섬 사이에 깜짝 고래등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아 여름이면 종일 해수욕이 가능한 대이작도는 큰풀안 작은풀안 떼넘어해수욕장 등이 있다. 선착장에서 내려 걷기에는 다소 멀지만 숙박을 예약하면 배 도착 시간에 맞춰 미리 봉고차가 나와 대기한다. 섬에는 부아산, 소리산 두 개의 산봉우리가 있어 섬에서의 등산도 겸할 수 있다.
▲ 1 덕적도 진리 선착장과 그 앞 새끼섬인 소야도. 2 승봉도 북쪽 해안에 있는 남대문 바위. 3 고려말 충신 이대기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표현한 백령도 두무진 해안 절경. 4 이작도 앞바다 모래섬. 고래가 등을 수면 위로 내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 ||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사이에는 썰물 때마다 하루 6시간씩 ‘고래등’이 드러난다. 무려 길이 7km, 폭 1km에 면적 30만 평이나 되는 이 모래섬을 이작도 주민들은 ‘풀치’ 또는 ‘벌등’이라고 부른다. 고깃배를 타고 5분이면 상륙할 수 있다.
승봉도 - 고운 모래사장 차바퀴 안 빠져
봉황의 머리 모양과 닮았다는 승봉도는 이일레해수욕장이 좋다. 선착장에서 걸어 1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백사장 길이가 1,3km 정도되고, 모래가 고와 자동차가 달려도 바퀴가 빠지는 일이 없다. 백사장 뒤편 울창한 적송림에서 야영을 할수 있다. 북쪽 해안 남대문바위와 남동쪽 부두 끝 촛대바위가 이채롭다. 촛대바위 부근에는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한 데 섞인 부두치라는 해변은 썰물 때면 바로 앞 돌섬까지 모래톱으로 바닷길을 드리운다.
승봉도에서 고깃배로 10분 거리에 사승봉도가 있다. 작은 무인도로, 승봉도보다는 오히려 대이작도와 가깝다. 만조 때는 섬만 보이지만 간조가 되면 남동쪽으로 무려 9km에 달하는 백사장이 펼쳐져 장관이다.
자월도 - 구름에 뜬 제비섬
비교적 낮은 구릉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날씨가 맑은 날 해발 129m 높이의 국사봉에 오르면 자월면의 이작도와 승봉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자월도는 붉은 달빛이 아름답다고 해서 붙은 이름. 이곳에는 진모래 큰말 장골해수욕장 등이 있는데, 장골해수욕장이 대표격이다. 선착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이며 백사장 길이가 1.5km로 제법 긴 편이고, 해수욕장 입구 아카시아 군락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준다. 개펄에서 바지락 낙지 소라 등을 잡을 수 있다. 갯바위 낚시터가 발달돼 있다.
▲ 연평도 남서쪽 오석해안에 있는 빠삐용 절벽. | ||
작심하고 좀 먼 바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새벽이면 북한 장산곶 닭 우는 소리가 갯바람에 실려올 정도로 북한 땅과 가까운 백령도.
서쪽 해안 끝 두무진포구쪽 해안은 고려 충신 이대기가 “늙은 조물주의 마지막 작품”이라 표현했을 만큼 절경이다.
사곶해수욕장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백령도 동쪽 부두 용기포 오른쪽으로 4.5km에 걸쳐 펼쳐진 모래밭은 천연비행장으로 유명하다. 모래가 물을 머금으면 시멘트처럼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령도는 두무진 일대를 제외한 백령도의 해안선 80% 정도가 출입을 통제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연평도 - 횃불 밝혀 낙지 잡기
북한 부포리가 불과 10km 거리에 있는 연평도 주변 해역은 서해 최대의 어항으로 통한다. 섬 전체를 도보로 도는 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배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고, 소연평도나 구지도 등 새끼섬으로 건너가 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밤에 자갈 해변에 나가 횃불을 밝히고 꽃게와 낙지를 잡는 재미는 연평도 여행에서 놓칠 수 없다.
연평 북서쪽에 있는 1km 길이의 구리동해수욕장은 기암괴석과 적송이 어우러져 한여름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남서쪽 오석해안에는 해식 동굴과 간담을 서늘케 하는 빠삐용 절벽이 있다.
대청도 - 움직이는 모래산 섬 속의 ‘사막’
백령도 가는 길목에 대청도와 소청도가 있다. 대청도에는 어느 섬에서도 볼 수 없는 대규모 ‘사막’이 있다. 사막은 같은 모습으로 가만히 머물지 않고 생물처럼 끊임없이 움직인다. ‘움직이는 모래산’으로 불리는 이 사막은 섬 북쪽 대청3리 옥죽포 해안에 닿아 있는데, 밀물 때 밀려 들어와 이곳에 쌓인 고운 모래는 썰물 때 햇볕에 바짝 마른 후 북풍을 타고 올라가 쌓인다. 바람이 센 날은 산등성이를 넘어가 대청2리 해안에 쌓이기도 한다.
대청도에서는 사탄 답동 옥중포 등 해수욕장이 유명하다. 서쪽 독바위 해안에는 동백나무 자생지가 있어 한여름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