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를 관찰하고 있는 가족 관람객들. | ||
춥다고 이불 속에만 움츠러들지 말고 봄의 전령 나비가 춤추는 생태관을 찾아 새해의 나래를 활짝 펴보자.
지난 연말 개관한 나비생태관을 방문하면 암끝검은나비 네발나비 호랑나비 큰줄흰나비 배추흰나비 등 5종 수백 마리 나비들의 황홀한 군무를 맘껏 볼 수 있다. 겨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활발하게 나비들은 이 꽃 저 꽃 옮겨다니며 자태를 뽐낸다.
나비생태관은 곤충관 바로 옆에 딸린 1백13평의 그리 크지 않은 온실화원이다. 인공폭포와 연못, 그리고 각종 꽃이 가득 찬 이 곳은 나비조차도 봄으로 착각할만큼 따스하다. 내부 기온은 나비의 활동에 가장 적합한 25∼27℃ 사이를 항상 유지하고 있다.
이곳 나비들은 월동용 번데기를 온도조절법을 이용해 인공으로 우화시킨 것. 19∼20℃ 사이에서 만든 월동용 번데기를 3℃에서 5∼6개월 동안 냉장보관했다가 꺼내어 25∼27℃ 정도의 온도에 노출시키면 약 일주일 후 탈을 벗고 한 마리 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그렇게 세상으로 나온 나비는 일주일 정도 살다 죽는다. 사람의 손이 개입되지 않은 자연환경에서는 한달 가까이 생존하는데 비해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나비생태관에서는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뿐 아니라 나비의 생장과정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좁쌀보다 작은 알에서부터 시작해 애벌레와 번데기를 거쳐 우화하기까지 나비의 일대기를 각 단계별로 보여주는 전시코너도 있다.
자연 상태에서 나비는 한 번에 보통 1백 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이 중 무사히 성충으로 자라나는 비율은 겨우 2%에 머문다. 애벌레 시기에 대부분 다른 곤충들이나 새들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나비생태관은 나비 애벌레나 번데기를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있어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으로서 효과가 크다.
▲ 손바닥 위에 살포시 앉은 네발나비와 배추흰나비(위). 종이로 만든 곤충들(아래). 나비처럼 간단한 것은 10분, 거미나 딱정벌레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 ||
곤충관에서는 나비축제와 함께 살아있는 딱정벌레류와 수많은 왕개미들을 관찰할 수 있는 특별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줄딱정벌레 멋쟁이딱정벌레 애사슴벌레 넓적사슴벌레 등 10여 종의 딱정벌레류 곤충들은 야행성인 탓에 자꾸만 흙 속으로 숨어버려 관찰에 애를 먹기도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면 참나무 수액이나 먹이로 준 바나나 조각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딱정벌레류보다 더 많은 개미들도 전시돼 있다. 흑개미 누운털개미 비늘개미 분개미 등 14종 수만 마리가 표본으로 전시돼 있고, 살아있는 일본왕개미 털왕개미 갈색발왕개미 등이 전시대 위를 바삐 기어다닌다.
2층에서는 종이로 곤충만들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종이로 곤충모형을 손수 만들면서 그 곤충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함께 공부하자는 취지다.
준비된 재료를 이용해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거미 메뚜기 나비 등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적게 10분에서 많게는 40분. 지도교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오리고 붙이다 보면 어느새 멋진 종이곤충 완성이다. 종이곤충만들기 행사는 매일 5차례 열리며, 참가비는 생태관 입장료 포함, 3천2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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