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금 테마파크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꽤 많아졌다. | ||
드라마가 막을 내린 후에도 그대로 촬영장을 보전하여 시청자들에게 따끈한 드라마 현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대장금> 오픈세트도 그런 곳 중 하나다.
‘대장금 테마파크’로 재탄생한 문화방송의 경기 양주시 문화동산은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드라마의 해외방영이 시작된 후 외국 관광객 단체까지 몰려드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특히 그동안의 대부분 유명 드라마 야외세트가 지방 오지에 주로 위치해 있던 데 비해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라, 수도권 주민들의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조선시대 궁중문화와 함께 외국인들까지 몰려든 ‘한류 문화’의 훈풍을 양주 문화동산에서 느껴보자.
“야야, 여가 장금이가 중종을 만났던 그 정자 맞재?”
“아이다, 산책하던 중종이 울고 있는 연생이를 발견한 곳 아이가!”
언덕 위에 아담하게 서 있는 정자 앞에서 ‘장금이다, 연생이다’하며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들은 멀리 경상도에서 올라온 가족 관광객들. 전국 각지는 물론 일본, 대만 등 최근 드라마가 소개된 외국의 관광객에 이르기까지 대장금 테마파크를 찾는 사람은 매우 다양하다.
토요일 오후, 그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 장소로 선택한 이곳은 경기도 양주시 MBC 문화동산. 늦게 내린 눈이 아직 군데군데 남아있는 데도 관광객의 열기만큼은 온도가 높다. 적게는 하루 5백 명, 많으면 3천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니 꽃샘추위도 달아날 기세다.
2천 평 대지 위에 약 2백 칸 규모로 조성된 대장금테마파크는 지난해 12월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됐다.
▲ 테마파크 내 수라간 모습. | ||
게다가 드라마에 등장한 모든 건물들이 실제로는 마치 99칸 한옥처럼 하나로 연결돼 지어졌다는 것이 흥미롭다. 화면에서 볼 때는 매우 크고 넓은 곳이라 생각했던 공간들이 그리 넓지 않은 장소에 오밀조밀하게 꾸며져 때론 미니어처 같은 느낌마저 든다.
드라마를 통해 귀에 익은 주제곡 ‘오나라’가 울려 퍼지는 궁궐의 문으로 들어서면 여기서 촬영된 주요 장면들을 담은 설명판과 실물 크기로 제작된 장금이의 브로마이드, 주요 장면을 보여주는 PDP 화면 등이 배치돼 있다. 극중 수라간의 회의실로, 또 최고상궁 어선경연의 장소로 쓰였던 대전과 대전행각, 한 상궁 처소, 최고상궁 처소 등도 마찬가지. 극중 수라간 생각시, 나인선발 어선경연 대회 등 이들이 경합을 벌이는 명장면들을 모아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건물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역시 수라간이다. 대장금에서 핵심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수라간에는 12첩 수라상을 비롯해 갖가지 궁중음식과 전통음식의 모형들을 전시해놓았다.
그렇다면, 23개 건물 중 가장 전망 좋은 곳은 어딜까. 안내원들은 궁궐의 후원으로 장금이가 자주 오르던 곳이자, 연생이와 중종이 만난 정자(亭子)를 추천한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테마파크의 전경을 관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장금테마파크의 장점은 ‘문화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의금부의 감옥이나, 옥사 등에서 목칼이나 주리틀기, 곤장 등 당시의 형벌을 체험해 볼 수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자 위에 놓인 잣그릇은 어린 장금이가 그랬던 것처럼 실제 솔가지에 잣 끼우는 것에 도전하라는 뜻이다. 그 외에도 사옹원과 대령숙수 술도가에서 대장금에 사용됐던 전통 의상을 입어보거나 막걸리를 시음해볼 기회도 있다. 이 모든 체험은 대개 무료거나 혹은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휴게실로 사용 중인 태평관 세트에서는 간단한 간식거리나 음료를 구비하고 있어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