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DJ 초청파티를 주로 하는 조커레드 클럽(위)과 클러버들(아래). | ||
사운드데이, 프리마켓 등도 있지만 홍대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행사를 꼽으라면 당연 ‘클럽데이’다. 클럽데이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1만5천원짜리 ‘팔찌 입장권’으로 14개의 홍대 클럽들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날이다. 2001년 홍대의 13개 클럽들이 하나로 뭉치면서 시작된 클럽데이는 현재 골수 ‘클러버’(clubber:클럽에 자주 오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들이 형성되고,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4월의 마지막 금요일 밤이 되자 지하철 홍대역 6번 출구는 축제 마당을 방불케 한다. 클럽거리에는 미완의 예술가들이 개성만점의 패션으로 활보하고 있고, 홍대거리를 즐겨 찾는 패셔니스트들의 노출 본능까지 겹쳐서 그야말로 홍대 앞은 ‘밤의 천국’이 된다.
홍대역 부근의 축제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주차장거리를 통과해 클럽 하라부지(Harabuge), 툴(TOOL), 엠아이(MI) 등이 몰려 있는 클럽거리로 가보자. 클럽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팔찌 티켓도 여기서 구입할 수 있는데, 티켓엔 무료 음료권이 포함되어 있다.
클럽데이의 시작은 저녁 9시부터지만, 절정은 밤 11시~새벽 2시까지다. 클럽에서 반드시 춤을 춰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떨쳐버리자.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즐기고 또 클러버들의 댄스를 감상하기만 해도 지겨울 틈이 없으므로.
“클럽데이에 가기 위해서 특별히 갖춰 입을 필요는 없다. 아슬아슬한 옷을 차려입은 팔등신의 미녀도 즐비하지만, 그것이 클럽데이의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클럽에서 일하는 K씨의 이야기다. 실제 티켓판매소에서 볼 수 있는 이들은 그냥 와이셔츠 차림으로 티켓을 끊는 인근 회사원들에서부터 오랜만에 ‘밤나들이’에 나선 5년 된 부부, 삼삼오오 그룹을 이뤄 나온 30대 직장 여성들까지 매우 다양했다.
처음 이곳을 찾은 사람이라면 일단 조용한 곳보다는 사람들이 줄서 있는 곳이 좋고,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클럽 안내를 참고하는 것이 낫다. 하우스, 힙합, 테크노 등 선호하는 음악 장르를 따라 가는 것도 클럽을 즐기는 쉬운 방법이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작지만 역사가 오래되고 편안한 스카(sk@)나 대중적인 팝이나 가요를 틀어주는 후퍼, 마트마타 등을 선호한다. 후퍼의 경우 밤 12시가 넘으면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가기가 힘들 정도. 그 중 20대에서 40대까지 비교적 출입자의 연령대가 높은 스카는 매우 비좁지만, 편안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이날도 중년의 외국인 부부, 평범한 대학생, 와이셔츠 차림의 직장인들, 힙합패션의 젊은이들이 뒤섞여 함께 뛰거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익숙한 음악에는 함께 노래를 부르고 ‘점핑’은 기본. 옆 사람과 부딪혀도 서로 웃으며 넘겨버린다. 그냥 서 있기도 비좁은 이곳에서 막춤을 춘다 한들 그것을 눈여겨볼 사람도 없다.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더 신나게 춤춰 볼 일이다.
홍대의 클럽데이는 2001년에 출발해 벌써 50회를 넘겼다. 그만큼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고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홍대문화’로 정착됐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 1만5천원짜리 팔찌를 구입하면 14개의 클럽을 다 돌아볼 수 있다. | ||
새벽 3~4시. 홍대 클럽거리를 걷다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흐느적거리는 여자, 시체처럼 길바닥에 누워버린 사람, 여기저기 깨져 있는 술병. “이게 문화야?”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클럽데이가 대중화되면서 겪게 되는 진통이 아닐까. 그것만이 전부인 양 매도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건전하게 음악과 춤을 즐기고 그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홍대거리의 클럽데이만큼은 대중과 호흡하는 즐거운 문화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클럽데이 상식 1. 요금은 1만5천원. 14군데의 클럽 아무 곳에서나 입장권(종이 팔찌)을 살 수 있으며 여기엔 무료 음료권 1장이 포함되어 있다. 클럽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 무조건 지하철 홍대 6번 출구에 내려서 홍대 정문 쪽으로 걸어갈 것. 정문에서 극동방송국 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2. 밤 11시~새벽 2시가 피크 타임. 조용히 음악 들으며 클럽을 즐기고 싶을 때는 일찍 가는 것도 괜찮다. 춤추기 편한 복장, 혹은 더운 열기를 참아낼 수 있는 간단한 복장이 좋다. 또 귀중품 같은 것은 되도록 갖고 오지 말 것. 가방은 클럽마다 보관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다.
3. 만약의 경우를 위해 신분증을 지참하고, 여자의 경우, 만약 부비춤으로 접근해오는 남자가 있다면 깨끗하게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면 되고, 거리에서라도 술 먹고 치근대는 남자가 있다면 클럽거리 곳곳에 배치된 경호원들에게 살짝 도움을 청할 것.
▶클럽문화협회 www.clubculture.or.kr
클럽 따라잡기 ▲힙합, R&B 클럽 : NB, DD, Q-VO, 코스모 ▲가요, 팝 나오는 클럽 : Hooper ▲하우스음악+테크노: MATMATA, M.I, SAAB, SAAB(하우스+힙합) ▲디제이 초청 파티를 자주 여는 곳 : MWG(명월관), 조커레드 ▲처음 클럽에 가는 사람들이 가면 좋은 곳 : Hooper ,MATMATA, SK@ ▲ 최고의 음향 시설: M2, 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