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에 개방된 숭례문 광장. 도로를 걷어내고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했다. | ||
국보1호인 숭례문은 일제 강점기인 1907년 도시계획 이후 차도를 바리케이드 삼아 지금껏 사람들의 접근을 불허해 왔다. 근 1백 년이나 된 셈이다. 그랬던 숭례문이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27일. 2천4백여 평에 달하는 차도를 걷어내고 꽃과 나무와 잔디가 있는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광장이 조성되면서 달라진 점은 두더지처럼 건물에 박혀 있던 사람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밝은 햇살 아래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광장에 마련된 의자에서 오수를 즐기거나 숭례문 주위를 돌며 산책하다 보면 지루했던 점심시간이 그렇게 짧았나 싶다.
지하도를 통해 이동하던 보행자들이 크게 줄어든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남대문시장, 북창동, 염천교 등으로 이어지는 횡단보도 5개와 교통섬 5개가 새로 생기면서 주변 지역으로이동하는 게 훨씬 편해졌기 때문에 굳이 힘겹게 지하도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숭례문광장 개장은 서울시의 ‘도심 네트워크 사업’의 최종 기착점. 지난해 5월 서울광장 주변 횡단보도와 지난 4월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 설치에 이어 숭례문 주변 횡단보도가 신설되면서 서울의 중심가로인 광화문~서울광장~숭례문~서울역에 이르는 보행로가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낮 동안 주변 시민들의 휴식처 노릇을 톡톡히 하던 숭례문광장은 밤이 되면 연인들을 위한 사랑의 장소로 변모한다. 아름다운 숭례문 야경을 배경으로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이곳저곳에서 제법 눈에 띈다.
이번 광장 개장에서 단 하나 아쉬운 것은 원형보전을 위해 숭례문 내부 출입을 아직까지는 제한한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정밀 실측조사를 실시한 후 내년 1년 동안 유지보수 공사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 갈치조림골목 | ||
남대문시장에 가게 된다면 ‘민속공예상가’와 ‘갈치조림골목’만은 꼭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시장 초입에서부터 약 50m 전방에 보이는 중앙상가 2층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대도종합상가 2층이 바로 민속공예품들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 도자기에서부터 탈, 나전칠기 자개장까지 우리나라 민속공예품이라면 없는 게 없다.
가격은 1천원짜리에서부터 수십만원까지 천차만별. 그러나 백화점이나 가구점, 일반 공예품점에서 사는 것보다 최소 30% 이상 싸다. 에누리 없는 장사 없다고, 말만 잘하면 물건을 싸게 살 수도 있다.
점심시간이면 넥타이를 맨 아저씨들이 길게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남대문시장의 명물 ‘갈치조림골목’이다. 민속공예상가 가기 전 오른쪽 좁은 골목길에 가게가 모여 갈치조림골목을 형성했다.
희락식당, 왕성식당 등이 유명하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집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국물을 자박하니 조린 갈치조림이 뚝배기에 나오면 절로 군침이 돈다. 가격도 5천원으로, 치솟는 갈치 몸값에 비해 싼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