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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실비옥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밀랍 인형과 그 앞에서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박관원 원장. | ||
서울 지하철 3호선 원당역 6번 출구로 나와 5분쯤 걸어가면 마주치는 곳이 배다리술박물관이다. 배다리는 고양시 덕양구인 주교동의 옛 지명. 그곳에서 처음 술을 빚어오기 시작한 만큼 지금껏 그 이름을 쓰고 있다고 한다.
전통주 명인인 4대 박관원 관장의 뒤를 이어 5대 박상빈씨가 술빚기에 여념이 없는 배다리술박물관에는 전통주 특유의 시큼하면서도 은은한 향기가 가득하다.
이곳 술박물관은 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낡고 고루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도시인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그맣게 야외공원을 마련했는가 하면 갤러리카페도 만들었다.
건물 1층에 있는 갤러리카페는 현대미술품들을 감상하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이나 연인들이 근처를 지나다 들르곤 한다. 차를 마신 사람들은 호기심에 2층으로 올라가 전시장을 둘러보게 된다.
2층은 두 개의 전시장으로 이뤄졌다. 제1전시장은 술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고, 제2전시장은 조선 말기에 술 빚는 과정을 밀랍인형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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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을 내릴 때 사용하는 소주고리. | ||
제2전시장에는 낯익은 모습의 밀랍 인형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바로 ‘실비옥’이라는 주막에서 막걸리를 먹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 1966년 당시 고양시 소재 한양골프장에 다녀오던 박 전 대통령이 실비옥에 들러 막걸리 맛을 본 이후로 고양막걸리만 찾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고양막걸리를 만들던 배다리술도가는 청와대 납품 양조장으로 지정됐고, 막걸리 또한 ‘박정희 막걸리’로 불리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게 박 관장의 설명이다.
고양막걸리의 어떤 점이 박 전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 고양막걸리는 살균주인 여느 막걸리와 달리 보존기간이 5일에 불과한 생주다. 쓴맛, 단맛, 신맛 등 일곱 가지 맛이 막걸리 속에 고스란히 살아있는 것이다.
그 맛은 김정일까지 유혹했을 정도다. 고양막걸리 소문을 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과거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몇 병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그후 고양막걸리는 통일막걸리로 상표를 바꿔 생산되고 있다.
맛이 궁금하다면 직접 시음해 볼 수도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동동주에서 통일막걸리, 고양쌀막걸리와 함께 시음단계에 있는 주교주와 배다리소주도 맛 볼 수 있다.
주교주와 배다리소주는 10년 전부터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하며 그 맛을 찾아가는 중. 알코올농도가 30도에서부터 45도까지 다양하다.
일요일에는 야외 마당 중앙에서 관람객들을 위한 술내리기 시연을 펼친다. 조선 말기에 쓰였던 약주틀에 7도짜리 술 두 말을 넣고 5시간 정도 끓이면 그때부터 술방울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배다리술도가 관람은 무료,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방. 월요일은 휴무(0311-967-80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