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코스 도심명소] 경기 군포 누리천문대

맑은 가을밤엔 ‘별낚시’하러 가자

	▲ 천체 돔에서 태양과 금성을 관측하는 아이들.

구름도 부끄러워 비껴가는 맑은 가을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당장이라도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듯 위태롭게 걸려 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처럼 하늘은 높아졌지만 별은 더욱 가까이 있다. 신화 속의 별자리들이 살아 움직이고, 우리의 탄생 별자리도 꿈틀거린다.

경기도 군포에서는 별들이 ‘도서관 하늘’에 총집결한다. 또한 사람들은 그 별들을 보기 위해 도서관 옥상으로 몰려든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도서관 옥상 천문대인 ‘누리천문대’. 밤하늘이 열리면 어김없이 돔지붕을 걷어내고 대포처럼 큰 굴절망원경을 겨누어 별자리를 잡아낸다.

대부분의 천문대는 깊은 산골에 자리하게 마련이다. 별 관측에는 도시의 공해가 최악의 방해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휘황찬란한 불빛은 하늘의 별빛을 단숨에 삼켜버린다. 이 기준으로 볼 때 경기도 군포시 대야도서관 옥상 위 누리천문대는 특이한 경우다. 시가지 내에 떡하니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곳은 별 관측에 방해될 요소들이 거의 없다. 시가지라고는 하지만 바로 옆에 산을 끼고 있는 데다 도심이 아니어서 불빛도 많지 않다. 게다가 천체 돔 내부에서 별자리 관측을 하기 때문에 밖의 불빛이 새어 들어올 가능성도 없다.

	▲ 천체우주체험관에서 각종 체험을 하는 아이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누리천문대는 천체 돔 외에 실내에서도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플라네타리움실, 4D 입체영화를 볼 수 있는 천문우주체험관 등을 갖추고 있다.

국내 천문대를 통틀어 살펴보더라도 흔치 않은 자동연동식 천체 돔에는 2백mm 굴절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이 망원경은 컴퓨터에 연결돼 원하는 별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돔이 회전하면서 척척 별자리를 찾아낸다.

관측이 야간에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주간에도 태양의 홍염과 금성 등을 관측한다. 대형필터를 끼고 태양의 홍염을 관측하는데 처음 보는 태양의 이글거리는 홍염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낮에 보는 금성은 초승달 모양이다. 초저녁 하늘에 반짝거리며 떠오르는 금성을 우리말로 ‘개밥바라기’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개들이 그 별을 보며 밥을 달라고 컹컹 짖어대기 때문이란다. 천체해설사가 간간이 소개하는 별과 별자리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쏙쏙 머리에 박힌다.

밤에는 말로만 듣던 안드로메다은하와 토성의 고리 등을 직접 관측하며 별자리여행을 떠난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가을밤과 함께 익어간다.

옥상에 있는 또 하나의 관측시설인 플라네타리움실은 4m 돔 안에 실제 밤하늘을 똑같은 모습으로 축소해 실내의 둥근 스크린에 가상 재현하는 곳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별자리와 행성의 위치 등을 계절별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 대야도서관 옥상 위에 설치된 천체 돔.

옥상이 별자리관측소라면 4층 천문우주체험관은 우주에 관한 각종 정보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천체영상전송장치, 3D 입체PC, 태양계 저울, 달 위상변화 체험기 등 천문우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체험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특히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4D 입체영상체험. 각종 과학영화를 입체안경을 통해 삼차원 입체영상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영상에 따른 의자의 진동, 바람, 수증기 등도 함께 느낄 수 있어 마치 화면 속 세계에 직접 들어간 듯 생동감이 있다.


★문의: 누리천문대(http://www.gunpolib.or.kr/nuri/main.html) 031-501-7100

★관람시간: ·천문우주체험관: 10∼17시(일요일 및 휴관일 제외) ·천체돔 주간관측: 월·수·토 15~17시, 화·목 10~12시 ·야간관측: 19~20시30분(월·화·수·토)

★가는 길: 4호선 대야미역 도보 5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