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일원은 아직까지 ‘사람몸살’을 앓지는 않은 곳이다. 물론 몇 곳은 너무 유명세를 타서 번잡한 편이지만 그래도 견딜 만한 수준이다.
이 일대의 해수욕장은 동해안에 비해 수온이 높고 파도가 높지 않다. 경사도 완만해서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해송과 갯바위 등 주변 풍치도 훌륭하다. 해송이 우거진 곳에서는 캠핑하기에 알맞고 갯바위가 많은 해수욕장에서는 굴을 캐고 고둥도 잡을 수 있다. 갯벌도 많다. 물이 빠지면 갯벌로 변하는 해수욕장은 바지락이 천지다. 해가 질 무렵이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낭만을 더한다.
천리포, 만리포 등은 꽤 알려졌지만 그 밑의 어은돌과 파도리는 아직까지 거의 무명에 가깝다. 어은돌은 섬 사이로 지는 낙조가 아름답고 파도리는 몽글몽글한 몽돌이 이색적이다. 특히 파도리는 서해안답지 않게 물이 차다. 인근 해수욕장에 비해 5℃ 정도는 낮다.
신두리는 해당화가 곱게 핀 넓은 백사장이 포인트. 백사장 너머에는 해안사구가 발달해 있다. 신두리 인근 학암포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낙조 명소다. 꾸지나무골, 그누굴 등 이름만큼이나 예쁜 해수욕장이 그 바로 위에 있다.
안면도로 내려오면 백사장, 삼봉, 안면, 밧개, 꽃지, 바람아래 등 10여 개의 해수욕장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백사장해수욕장은 차가 달려도 빠지지 않을 만큼 모래입자가 곱고 단단하다. 특히 꽃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지는 낙조 때문이다.
▲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29번 국도→서산→32번 국도→태안. 태안에서는 634번과 603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신두리, 학암포 등 이원반도 일대 해수욕장에 닿는다. 만리포는 32번 국도, 안면도 방향으로는 서산에서 649번 지방도를 이용한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