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린천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체험객들. 거센 물살에 오금이 저리지만 이런 스릴이야말로 내린천 래프팅의 매력이다. 보트가 뒤집어지는 것도 래프팅의 묘미. 한바탕 젖고 나면 스트레스는 발붙일 곳 없다. | ||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 국내에서 유일한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요즘 이곳은 7월 20~23일 ‘하늘내린레포츠축제’를 앞두고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내린천으로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이 여름, 내린천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
내린천은 미산계곡과 진동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가 만들어낸 우리나라 최고의 래프팅코스. 그 총 길이만 해도 무려 70㎞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래프팅 외에도 카약, 수륙양용자동차, 슬링샷(기기를 이용해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점프하는 것)등 탈 것과 번지점프, 물축구 등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또한 축제기간에는 모터사이클대회와 패러글라이딩대회, 4륜자동차랠리대회 등이 벌어져 눈을 즐겁게 한다.
내린천의 참맛은 뭐니 뭐니 해도 래프팅이다. 이곳은 다른 계곡이나 강에 비해 물살이 거세고 거리가 길어 마니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래프팅은 8~12명이 PVC나 고무로 만든 배에 타 노를 저으며 계곡이나 강의 급류를 타는 수상레포츠.
내린천래프팅은 보통 상류의 미산계곡과 하류의 고사리 일대에서 즐긴다. 미산계곡래프팅은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다. 대중적인 코스로 자리 잡은 하류 래프팅은 수변공원이 있는 원대교 아래서 출발해 밤골쉼터까지 이어진다. 약 6㎞ 구간으로 2~3시간 걸린다.
잠깐 동안의 안전교육을 받고 보트에 탑승한 사람들이 뒤쪽에 앉아 방향을 잡는 교관의 구령에 맞춰 노를 젓는다. 보트가 출렁이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사람들. 그러나 이내 적응하면서 노를 힘차게 젓는다. 119바위, 장수터, 거북바위, 여인바위 등을 지나치자 조금은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이내 사람들의 표정을 읽은 교관이 강가에 보트를 대라고 주문한다. 그리고는 보트를 뒤집어 금세 미끄럼틀을 만든다. 미끄럼틀 위로 몸을 날려 물속으로 첨벙 뛰어드는 교관. 사람들은 어린아이처럼 너도나도 미끄럼틀로 달려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 누워서 타는 리컴번트자전거를 타는 어린이. | ||
피아시 급류 후에는 그다지 거센 지점이 없다. 이빨바위, 만세바위 등을 감상하며 하류 밤골쉼터로 향한다. 그렇다고 아직 방심하지는 말 것. 다 도착했다고 안심하는 사이 보트를 뒤흔드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교관. 내린천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보트를 좌우로 흔들어대며 탑승자들을 모조리 물속으로 처박는다. ‘내린천식 인사법’이란다.
래프팅을 능가하는 또 하나의 재미는 카약. 래프팅과 달리 카약은 2인승이다. 혼자서 즐기는 슬라럼카약도 있다. 내린천의 카약은 정통 카약이 아니다. 카약을 재미있게 변형시켰다고 해서 ‘펀야킹’이라 불리는 것으로 래프팅과 카약을 혼합한 형태.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오리와 닮았다고 해서 ‘더키’라고 부르기도 한다.
펀야킹은 작은 만큼 스피드와 스릴이 있다. 그러나 초보자는 혼자 타기보다 숙련자와 타길 권한다. 앞에 체험자가 타고 뒤에 교관이 받쳐준다면 안심이다. 물살을 타고 내려가는 펀야킹은 래프팅에 비할 바 아니다. 급류라고 할 수도 없는 물살에도 오금이 저린다. 내가 물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물이 내게로 달려드는 듯한 느낌. 처음에는 공포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적응이 되면 그 공포가 스릴로 바뀐다. 조금 더 거센 물살을 원하게 되고 급류에도 도전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자만은 화를 부르는 법. 교관들이 정해놓은 범주를 결코 넘어서는 안 된다. 구명조끼를 입는다지만 뒤집어질 경우 바위와 같은 장애물에 부딪혀 다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 기룡산에서는 전국 패러글라이딩 대회가 열린다. 각양각색의 패러글라이드가 색색으로 하늘을 수놓는다(맨위), 물에서도 힘차게 달리는 수륙양용차 체험. 합강교 근처에서 즐길 수 있다. | ||
물에서 시속 5㎞, 땅에서 45㎞의 속도를 내는 수륙양용차 ‘아르고’는 원래 군사·소방용 목적으로 개발된 특수차량. ATV를 크게 부풀려 놓은 듯한 이 차량은 거친 자갈길이든 덤불이든 거침없이 달린다. 물 위도 마찬가지다. 포말을 일으키며 힘차게 전진 또 전진한다. 막힌 것 많은 세상, 수륙양용차를 타고 한번 시원하게 뚫어보면 어떨까.
여행안내
★길잡이: 중앙고속도로 홍천IC→44번 국도 철정검문소→신남→인제읍 합강교→우측방향 31번 국도→고사리→원대리 래프팅장
★잠자리: 내린천 수변공원 바로 윗마을인 고사리에 ‘가고픈 펜션 포유’(033-462-4055)가 있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유럽형 고급 펜션으로 외관이 아름답고 실내도 깔끔하다. 수변공원 바로 아랫마을 하추리에는 한옥형 ‘강변에서 황토콘도’(033-462-0629)가 있다.
★먹거리: 래프팅을 시작하는 원대교 근처에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원대막국수’(033-462-1515)가 있다. 막국수와 함께 나오는 갓김치도 수준급이다. 막국수 4000원, 편육 1만 원, 감자전 5000원. 내린천을 따라 아래로 길을 달려 상남면 미산계곡으로 가면 ‘부린촌송어회’(033-463-6959)가 있다. 특급호텔 일식당 20년 경력의 주인이 내놓는 송어회가 깔끔하고 맛있다. 송어회(1kg) 1만 8000원, 송어초밥(1마리·3인분) 2만 5000원, 산천어(1kg) 4만 원.
★문의: 인제군 레포츠축제 추진위원회
(http://www.leports.gangwon.kr) 033-461-2122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