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 외부에서는 활쏘기체험도 할 수 있다. | ||
중요무형문화재 47호로 지정된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설립한 영집궁시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활과 화살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활과 화약병기 그리고 기묘한 촉을 가지고 있는 수백 점의 화살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장 문을 밀고 들어가면 오른쪽에 ‘신기전기화차’가 먼저 눈에 띈다. 박물관 이진용 학예사에 따르면 수레 위에서 신기전을 발사하도록 고안된 화차로 조선시대 문종이 설계한 것을 재연했다고 한다. 신기전은 화약을 써서 추진하는 로켓형 화살. 이 화차에는 모두 100발의 신기전이 장착된다. 박물관에서는 이외에도 300개의 작은 화살을 꼽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는 총통기 등 화약병기들을 볼 수 있다.
활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활은 여러 가지 물체들을 결합해 만든 복합궁으로 크기가 작으면서 탄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는 물소뿔, 쇠심줄 등을 붙여 만든 여러 가지 각궁과 대나무와 먹감나무를 붙여 만든 죽궁, 방짜유기로 만든 철궁 등이 있다. 또한 현대의 석궁과 비슷한 쇠뇌들도 있다. 모양도 거의 흡사하다. 단발식뿐만 아니라 연사식 쇠뇌도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화살이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화살들이 전시장을 거의 메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살이야 다 같은 것 아니냐는 무지한 편견은 이곳에서 철저히 깨진다. 화살은 대나무나 싸리나무, 버드나무를 이용해 만든다. 대나무로 만든 것은 죽시, 나무로 만든 것은 목시라고 하는데 싸리나무로 만든 것을 가장 선호했다고 한다.
화살촉은 목적에 따라 모양이 다 다르다. 둥글둥글한 나무촉은 연습할 때나 격구 시합을 할 때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했다. 무과 때에는 유엽전이라는 화살촉을 사용했다. 화살촉이 버드나무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엽전인데 오늘날 죽시의 모태가 되었다. ‘령’(令)자를 새긴 화살촉도 있다. 신전이라 불리는 것으로 왕명을 전달할 때 사용했다. 이곳에는 삼국시대의 화살들도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궁시장 유영기 선생이 벽화나 고문서 등을 토대로 만든 것들이다. 삼국의 화살은 저마다 특징이 있는데 특히 백제의 화살은 삼지창처럼 생긴 것도 있다.
영집궁시박물관에서는 체험도 가능하다. 직접 활과 화살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궁시장의 가르침에 따라 죽궁 1개와 화살 1개를 만든다. 활과 화살을 다 만든 후에는 과녁을 향해 사격도 해볼 수 있다. 한편 체험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화예약을 해야 한다.
★길잡이: 자유로 성동IC로 나온 후 금촌 방면 직진→헤이리사거리 지나 법흥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700m 직진
★문의: 영집궁시박물관(http://www. arrow.or.kr) 031-944-680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