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구미포구 어시장(오른쪽). | ||
태안과 가까운 당진만 하더라도 그렇다. 기름유출사고 초기에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왜목을 비롯한 성구미포구 등은 다행히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적여야 할 이곳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 방문객들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왜목은 지난 1월 1일 해맞이행사를 개최하면서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 그러나 아름답기로 소문난 성구미포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 바닷가에 자리한 성구미포구. 송악IC로 빠져나와 왜목마을을 향해 38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보면 나오는 조그만 어촌이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이 포구는 그러나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포구’에 꼽힐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해송숲과 드넓은 굴밭, 흥겨운 어시장까지 있는 이곳은 볼 것 많고 먹을 것 또한 많은 곳이다.
포구에서 해송숲을 기준으로 석문방조제 방향이 갯바위가 많은 굴밭, 그 반대쪽이 배들이 정박하는 선착장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메우고 있는 해송숲은 길이 50m 정도로 규모가 작아서 산책을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군데군데 마련된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기 좋다.
성구미포구에는 엄밀히 말하자면 굴밭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포구 앞바다에 갯바위가 널려 있는데 여기에 덕지덕지 굴이 붙어 있다. 바위가 아니라 차라리 굴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썰물이면 이곳은 굴 따는 이들로 북적였다. 바지락도 캐고 낙지도 잡았다. 게와 소라도 지천이었다. 성구미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체험거리가 됐던 장소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성구미는 회가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의 회집에 가면 바로 앞 어시장에서 싱싱한 자연산 횟감을 직접 선택하도록 한다. 횟값도 다른 곳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거의 반값 수준이다. 어시장에는 또 낙지와 박하지, 꽃게, 대하 등 서해바다에서 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싸게 판다. 그중 ‘이상한’ 생선이 하나 눈에 띈다. 꼭 홍어를 닮은 생선 바로 간재미다.
성구미는 예부터 새우젓과 간재미로 유명한 포구다. 원래 간재미는 3~5월이 제철. 요즘 이곳에 가면 갓 잡은 것보다 반 건조시킨 간재미들이 많다. 간재미는 홍어에 비해 그 크기가 훨씬 작아서 값이 싸다. 1마리에 1만 원이면 살 수 있다. 간재미는 잘게 썰어 고춧가루 도라지 미나리 오이 등을 넣고 버무린 회무침과 간단한 양념을 얹은 찜, 야채와 무를 넣어 끓인 탕이 그만이다.
한편 성구미 포구 앞에는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이 자리하고 있다. 겨울인 지금이야 소금을 생산하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여름에는 직접 수차를 돌리며 소금생산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송악IC→38번 국도→성구미포구
★문의: 당진군문화관광포털(http: //tour.dangjin.go.kr) 문화관광과 041-9833-446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