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돌하르방 작품들. | ||
제주시내에서 성산일출봉 방향으로 일주도로를 타고 달리다보면 함덕해수욕장을 지나 북촌리라는 작은 마을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이곳에 돌하르방공원이 있다. 제주의 젊은 예술가 5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테마공원으로 3년 전 문을 열었다. 공원 면적은 1만 5000㎡ 정도로 꽤 넓은 편. 공원 곳곳에는 돌하르방 48기가 전시돼 있다.
‘돌로 만든 할아버지’라는 뜻을 지닌 돌하르방은 예부터 제주도에서 안녕과 질서를 수호하여 준다고 믿어온 수호 석신. 우석목·무석목·벅수머리·옹중석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던 돌하르방은 1971년 지방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면서 공식 명칭이 되었다.
원래 돌하르방은 제주목과 정의현, 대정현의 성문 입구에 세워졌던 것으로 현재는 제주 시내에 21기, 서울국립민속박물관에 2기, 성읍에 12기, 대정에 13기(미완 1기 포함) 등 총 48기가 남아 있다. 돌하르방공원은 이들 48기의 돌하르방을 정밀 실측한 후 똑같이 조각한 작품들이다.
공원에는 제주목과 정의현, 대정현의 과거 모습이 재현돼 있는데 돌하르방도 여기에 전시돼 있다. 일반사람들에게 익숙한 돌하르방은 제주목의 것으로 다른 두 곳의 돌하르방에 비해 신장이 크고 우람하다. 정의현과 대정현의 것은 크기가 훨씬 작다. 그 이유는 옛날 행정 단위인 목과 현의 차이 때문. 지금으로 따지면 시와 읍면 단위의 지위 차와 같다.
돌하르방공원에는 돌하르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돌하르방의 주술적이고 수호신적인 면모를 강조한 것들이 있는가 하면 만남·사랑·기원 등 특별한 테마를 정해 조각한 작품도 있다.
15m가 넘는 길이의 돌하르방이 공원을 찾는 모든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숲 속의 돌하르방은-보통의 돌하르방에선 배와 가슴에 꼭 붙어 있게 마련인- 두 손을 들어 사랑의 하트를 그린다. 또 어떤 돌하르방은 꽃을 건네기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돌하르방 악단이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신나는 음악을 ‘연주’한다.
정주석 돌하르방도 있다. 예전에 제주에서는 정주석과 정낭을 설치해 대문을 대신했다. 구멍 세 개가 뚫린 돌기둥(정주석)을 양 옆에 세우고 그곳에 기다란 나무(정낭)를 걸쳤다. 정낭이 걸쳐진 개수에 따라서 집주인의 부재 여부를 확인했다. 정주석 돌하르방은 뚫려 있는 구멍으로 얼굴을 갖다 대고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해학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숲 속 한가운데 있는 돌하르방공원은 그 자체가 야생초 화원이다. 봄을 맞아 복수초와 수선화가 만발했고 동백도 빨갛게 꽃을 피웠다.
★길잡이: 제주→12번 일주도로→함덕해수욕장→북촌돌하르방공원
★문의: 북촌돌하르방공원(http://www.dol harbangpark.com) 064-782-057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