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A씨가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사건은 학생 B 씨가 지난해 11월 학교 내 상담센터에 자신이 A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하며 알려졌다. B 씨에 따르면 2016년 B 씨는 미혼인 줄 알았던 학과 교수 A 씨의 제안으로 1박 2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고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관계를 맺었다. B 씨는 A 씨로부터 매월 30만 원을 받기도 했다. B 씨는 혼인할 것이라 믿었기에 성관계에 동의했으며 그가 제주도 여행 제안 당시 유부남이었음을 안 것은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B 씨의 주장을 토대로 지난해 12월 ㄱ 대학교는 총장 명의로 교수 A 씨를 상대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ㄱ 대학교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A 씨는 교수로서 학생과 선을 넘은 관계를 맺은 건 사실이지만 강압적인 성추행은 아니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세 가지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미 강간, 강제추행 등의 혐의는 무혐의임이 드러났고 지금 검찰에서 제주도 여행에서 위계·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있었는지를 조사받고 있다”며 “B 씨와 커플 어플을 통해 주고받았던 수많은 대화, B 씨가 제주도 여행에 대한 소회를 밝힌 글 등만 보더라도 강압적인 관계는 전혀 아니었다. 증거자료는 모두 수사당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전처가 아이를 키우고 있고 주말 중 하루는 내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 이로 인해 B 씨를 만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고 자주 다투게 됐다”며 “교수로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부분은 무조건 내 잘못이다. 이에 대한 징계는 얼마든지 감내하겠다. 하지만 성추행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호소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A 씨가 B 씨에게 처음 제안했던 1박 2일 제주도 여행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 여행은 A 씨와 B 씨의 사적 관계가 시작된 출발선이자 성추행 여부, 혼인 사실 기망 등에 대해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제주도 여행 제안 당시 B 씨에게 자신의 혼인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A 씨가 혼인사실을 숨긴 채 제자 B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 자체는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한 변호사는 “A 씨가 B 씨와 제주도 여행을 떠나고 이후 접촉하는 동안 자신이 혼인 상태였음을 적극적으로 기망했는지 여부가 법적 판단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A 씨가 혼인사실을 밝힌 시점에 대해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린다. B 씨는 A 씨가 자신의 혼인사실을 밝힌 건 이별 직전인 2017년 9월이라는 입장이지만 A 씨는 법원으로부터 아내와 이혼 확정 판결을 받은 2016년 9월쯤 B 씨에게 혼인했었던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한다.
한편 신고 당시 졸업예정자였던 B 씨는 올해 초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다. ㄱ 대학교 관계자는 ”B 씨가 졸업해 특정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신고학생 보호를 위해 교내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