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화들이 만발한 ‘황토와 들꽃세상’. | ||
‘황토와 들꽃세상’은 꽃무릇으로 유명한 전남 함평의 용천사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용천사와는 자동차로 겨우 5분 거리에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황토와 들꽃세상’은 폐교가 된 해보서초등학교 건물과 뒤편 야산을 활용한 이색 휴양시설이다. 아이들의 손때가 묻은 건물이 펜션으로, 운동장 너머 황량하던 야산이 식물원으로 재탄생됐다. 더욱 눈길이 가는 곳은 식물원이다. 요즘 식물원에는 국화를 비롯해 온갖 야생화들이 만발했다. 이곳에서는 이달 25일까지 야생화축제를 개최한다.
꽃밭을 어서 거닐고 싶다고 걸음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 정문 앞에 해바라기밭이 조성돼 있다. 해바라기를 늦게 심은 탓인지 고개를 떨군 것들이 거의 없다. 이곳의 해바라기는 갖가지 표정을 가지고 있다. 타고난 얼굴은 아니다. 촘촘히 박힌 꽃술 일부를 떼어내서 표정을 만든 것이다. 해맑게 웃는 꽃, 잔뜩 화난 꽃, 구슬피 눈물을 흘리는 꽃…. 표정이 천태만상이다.
해바라기꽃밭을 지나 정문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들꽃수목원이 펼쳐져 있다. 할미꽃과 금낭화, 민들레, 씀바귀 등 우리나라의 대표 야생화 150여 종이 들어있는 표본실과 나비생태원이 식물원 입구 왼쪽에 들어서 있다. 그 너머에는 초가집과 기와집, 디딜방아, 빨래터 등 시골풍경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잠시 아련한 향수에 젖으며 둘러보고 나가면 드디어 야생화 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3300㎡에 500여 종의 야생화가 자생하는 식물원이다.
다른 꽃들도 많지만 이곳에는 요즘 국화가 한창이다. 산비탈에는 대부분 국화가 심어져 있다. 함평 자연생태공원에서도 국화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그 못잖게 많은 국화들이 식물원을 메우고 있다. 식물원 위쪽 언덕에는 정자 하나를 품은 소나무숲이 있다. 식물원이 내려다보이는 정자에 앉아 있노라면 소나무의 알싸한 향기와 국화의 달콤한 향기가 어우러져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식물원 오른쪽에는 죽림욕장이 있다. 직경 10cm가 넘는 대나무들이 서로의 댓잎을 부대끼며 상쾌한 바람의 노래를 전한다.
한편 식물원 내에는 황토집이 한 채 자리하고 있다. 장작불을 떼 구들장을 데우는 옛날식 주택으로 황토방과 참숯으로 바닥을 깐 명상치료실이 있다. 이곳 역시 폐교처럼 펜션으로 대여된다.
★길잡이:서해안고속국도 함평IC→영광 방면 23번 국도→838번 지방도→‘황토와 들꽃세상’
★문의: 061-323-069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