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도항 젓갈단지에 맛깔나는 젓갈들이 가득하다. | ||
설도항은 전남 영광군의 서남쪽 해안가 염산면에 자리하고 있다. 설도항이 있는 염산면은 예부터 알아주는 소금산지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10%가 이곳 염산면에서 생산될 정도다. 설도항의 젓갈이 유명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해마다 중국산 소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팔린다는 뉴스가 소비자들을 분개케 하는데 그 이유는 소금의 맛과 질 때문이다. 중국산 소금은 단단하고 쓴맛이 난다. 소금이 단단하면 김장을 할 때 배추나 무가 잘 절여지지 않는다. 또한 김장을 담든 젓갈을 담든 오래 될수록 곰삭아서 깊은 맛이 나는 게 아니라 소태처럼 써지기만 해서 입에 댈 수도 없게 만든다. 설도항 젓갈단지에서는 100% 염산면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쓴다.
영광나들목에서 30분 정도 길을 달려 도착한 설도항 입구에는 기독교순교탑이 서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맞서 싸우던 교인들이 이곳 염산면 소재의 염산교회와 야월교회에서 무려 142명이나 희생됐다. 순교탑은 그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송어를 삭인 엽삭젓, 민물새우로 만든 토하젓, 오젓, 육젓, 병치새끼로 담은 짜랭이젓, 창란젓 등 종류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젓갈들이 집집마다 가득이다. 손가락으로 툭툭 찍어 먹어 보고는 종류별로 사가는 사람들은 “어디 밥만 파는 데 없냐”면서 입맛을 다신다.
이곳에 젓갈시장만 있는 게 아니다. 순교탑 앞에는 포구 주위로 어물전이 펼쳐져 있다. 어물전에는 영광, 함평 등지에서 많이 잡히는 낙지와 백합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가득하고, 썰물이면 갯벌이 훤히 드러나는 포구에는 젓갈집과 어물전에 생선을 대는 소형 어선들이 평화롭게 정박해 있다.
설도항을 둘러본 후에는 두우리갯벌로 가보자. 설도항에서 10분이면 닿는 서북쪽해안에 두우리갯벌이 있다. 그야말로 광활하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갯벌의 면적이 넓은 곳이다.
전라도의 3대 갯벌로 꼽히는 이 곳에는 조개가 지천이다. 갯벌을 따라 해안도로가 나 있다. 이 도로를 달리다가 맘이 동하는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갯벌에 들어가 조개 캐기에 도전해 보자. 한편 두우리갯벌 앞에는 대단위 염전이 자리하고 있다. 비록 철 지난 염전이지만 기웃거리며 소금창고 안을 구경해 볼 수 있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영광나들목→23번 국도(영광읍 방면)→808번 지방도(염산면)→77번 국도→설도항 ★문의: 영광군 문화관광과 061-350-575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