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담한 선두포구, 10여 개의 어물전이 서며 제법 활기를 띠는 곳이다. | ||
1970년 김포와 이어지는 다리가 개통되면서 강화도는 뭍이나 다름없어졌다. 1998년 기존의 다리가 강화대교로 옷을 바꿔 입고, 2002년 초지대교가 또한 새로 생기면서 강화도의 접근성은 더욱 좋아졌다.
강화도 해안드라이브는 동북쪽 강화대교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된다. 강화도로 접어들면 왼쪽으로 해안도로가 나 있다. 이 도로는 갑곶돈대와 오두돈대, 광성보, 초지진 등을 스치며 초지대교와 만난다. ‘돈대’란 평지보다 높직하게 두드러진 평평한 땅을 의미한다. 길은 계속 남으로 이어지다가 섬암돈대를 지나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이 가던 길을 따라 도는 것이고, 왼쪽은 동검도로 향하는 길이다.
동검도는 면적이 2.3㎢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깃들어 사는 세대 수가 70가구가량 된다. 섬은 약 300~400m 길이의 다리로 강화도와 연결돼 있다. 다리를 지나면 섬 오른쪽으로 길이 휘돈다. 이 길을 따라 달리면 군부대로 이어지는데, 도중에 길은 왼쪽으로 가지를 친다. 바로 그 길을 따라 가야 한다. 2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을 지나 길은 해안으로 향한다. 마주 오는 차라도 있으면 곤란한 좁은 길을 빠져 나가자 확 트인 갯벌이다.
물이 빠져 나간 갯벌은 끝도 모를 정도로 펼쳐져 있다. 갯벌에는 갈대가 무성하다. 길은 활처럼 휜 해안을 따라 1㎞가량 떨어진 어촌계 앞 선착장으로 뻗는다. 선착장에 이르자 바다에 작은 배들이 오종종히 떠 있다. 그 뒤로 영종대교가 보인다. 한 폭 그림 같은 평화로운 풍경이다.
▲ 동검도 어촌계 앞 풍경. | ||
포구에는 10여 개의 횟집을 겸하는 어물전이 들어서 있다. 넙치와 우럭, 밴댕이무침 등을 싸게 맛볼 수 있어서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성시를 이룬다. 어물전 너머로는 길게 방파제가 놓여 있다. 따스한 봄햇살을 맞으며 방파제를 거닐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길은 선두2리에서 갈리는데 계속해서 왼쪽을 타야 동막해변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도중에 들러볼 곳이 있다. 정수사다. 함허동천야영장 입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정수사 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타고 1㎞가량 올라가면 정수사다. 절은 마니산을 등에 지고 있다. 절 자체는 크지 않다.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 창건된 이 절의 대웅전 문창살은 보물 제161호로 지정돼 있다. 연꽃이 대부분인 여느 절의 문창살과 달리 이곳의 것은 화병에 장미와 모란이 만개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멋진 이 절의 최고 작품은 바로 풍경이다. 대웅전 뒤쪽으로 올라 내려다보면 멀리 바다가 보인다. 대웅전의 지붕과 어우러진 바다풍경은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오후 늦도록 정수사의 전망을 즐기다가 해거름에 여유를 두고 동막리해변으로 향한다. 분오리돈대 옆에 길게 해변이 있다. 해변에는 방풍을 위한 소나무숲이 조림돼 있다. 해변 앞에는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다소 혼잡스러운 느낌이다.
동막리해변도 해거름이 좋지만, 길을 조금 더 달리야 강화 제1의 해거름을 만날 수 있다. 마곶돈대를 지나면서 동막리해변은 끝이 나고, 그 너머로 강화갯벌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약 5분만 더 가면 목적지, 장화리다.
장곶돈대로 향하다보면 왼쪽에 작은 섬 하나가 홀로 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곳이 해거름 뷰포인트다. 왼쪽에 야트막한 산이 있고 섬은 그 산 아래에 있다. 멀리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 석모도 등 강화에 딸린 섬이 보인다.
해거름의 순간이 되자 섬은 빛의 그늘에 가려 검게 변하고, 사위는 점점 붉어진다. 이따금 갈매기인지 도요인지 모를 새들이 섬 주변을 맴돈다. 작게 보이는 볼음도 등의 섬들은 조연 역할에 충실하며 해거름의 풍경을 완성한다.
장화리에서 해안도로길은 모두 끝이 난다. 강화대교에서 아래쪽으로 섬의 반을 돌아온 약 30㎞ 거리. 아쉬움이 여전하다. 장화리에서 외포리를 잇는 해안도로가 완성된다면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달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바다 조망이 가능한 절로는 정수사 외에도 적석사가 있다. 정수사보다 더 역사가 오랜 절이다. 고구려 장수왕 4년(416년) 창건된 절로 고려산에 있다. 적석사 인근에는 강화지석묘가 있다. 강화도에는 150여 기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하점면 부근리에 있는 고인돌이다. 사적 제137호로 지정된 이 고인돌은 탁자형의 북방식으로 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밭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유물과 유적이 아니더라도 강화도에는 둘러볼 곳들이 꽤 있다. 시간이 난다면 아르미애월드와 옥토끼우주센터도 여행목록에 끼워 넣도록 하자. 아르미애월드는 불은면 삼성리에 자리한 강화약쑥체험공간이다. 불은면 두은리에 있는 옥토끼우주센터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곳이다. 실내우주체험관과 야외로켓체험공간 등이 있다.
[여행안내]
★길잡이: 서울→김포대교 혹은 행주대교 남단→48번 국도→강화대교→강화도 ★먹거리: 외포리 선착장에 꽃게집이 즐비하다. 그중 추천하고픈 곳은 충남서산집(032-933-8403)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단호박과 쑥갓, 꽃게가 어우러진 탕의 국물 맛이 기가 막히다. 꽃게탕과 찜이 4만~7만 원. 게장백반과 밴댕이회무침이 2만 원씩이다. ★잠자리: 장화리 전망 좋은 곳에 쁘디펜션(032-937-8251), 노을언덕펜션(032-937-3305) 등 깔끔한 펜션들이 많다. 동막해변에서 장화리 방면으로 약 5분 거리에는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 촬영지로 유명한 이죽사펜션(032-552-7879)이 있다. ★문의: 강화군청(http://www. ganghwa.incheon.kr) 문화관광과 032-930-362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