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위)각종 수목과 연못, 잔디광장이 어우러진 베어트리파크. (중간)연꽃이 만개한 수련원. (맨아래)그림같은 풍경의 향나무동산. | ||
동화 속 그림같은 수목원
베어트리파크라는 이름을 풀자면 곰과 나무가 있는 공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슴과 원앙, 공작·앵무새 등의 동물이 더 있다. 베어트리파크는 동물과 숲이 어우러진 수목원을 표방한다. 이 수목원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조성을 시작한 지 45년 만의 일이다. LG그룹 고문을 역임한 이재연 회장이 주말마다 내려와 생기를 불어넣은 결과, 수목원은 꽃과 나무와 동물이 어울려 사는 동화 속 그림처럼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다.
베어트리파크 안으로 걸음을 옮겨 보자. 각종 기념품과 허브제품이 있는 게이트하우스를 통해 수목원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관람로가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자 오색연못이 나온다. 주변은 빨간 꽃들이 가득 피었다. 연못 위로 다리가 하나 놓여 있다. 다리 위에 올라 가만 보니 연못 안에 비단잉어 수백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 사람의 등장에 놀라 흩어져야 할 잉어들이 외려 모여든다. 먹이를 달라는 의사표시다. 연못 옆에 잉어먹이를 판매하고 있다. 1000원을 지불하고 먹이를 사서 연못에 뿌리자 난리법석이다.
연못을 지나자 오른쪽으로 향나무동산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웰컴하우스가 있다. 일단 베어트리파크 투어맵에 안내된 대로 웰컴하우스 쪽으로 향한다. 스페인풍의 2층 건물이다. 1층에는 수련홀과 각종 공예체험을 해볼 수 있는 크래프트센터 등이 있고,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다. 세미나실에서는 세미나와 특별전시행사가 열리고, 크래프트센터에서는 입체시계 만들기·액자 꾸미기·모빌 만들기·오르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된다. 비용은 크기와 재료 등에 따라 3000~1만 5000원으로 다양하다.
레스토랑은 건물 뒤편의 베어트리정원과 연결돼 있다. 앞쪽에서 볼 때는 2층이지만, 뒤쪽에서는 1층인 셈이다. 베어트리정원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정원 맨 뒤쪽에서는 시원한 폭포 물줄기가 쉼 없이 흘러내린다.
▲ (위)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산책하기 좋다. (아래)베어트리파크 연못에 비단잉어들이 가득하다. | ||
꽃향기에 취하게 하는 베어트리정원을 나와 전망대 쪽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둘러볼 것들이 참 많다. 먼저 정원 바로 위에 애완동물원과 반달곰동산이 있다. 애완동물원에는 새끼반달곰과 원앙, 사슴, 공작 등의 동물이 있다. 공작은 딱히 우리에 가둬놓지 않아 제 맘대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닌다. 반달곰동산에서는 150여 마리의 반달곰들이 놀고 있다. 처음 4~5마리로 사육을 시작한 것이 어느덧 대식구로 성장했다.
애완동물원과 반달곰동산에서는 ‘1일 명예 사육사’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탐방객의 신청을 받아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한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동물과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두 곳을 둘러보고 위로 올라가자 꽃사슴동산과 야생화동산이 나온다. 아직은 더위를 견디기 힘든 듯, 나무그늘 아래 앉아 있는 꽃사슴을 불러보지만 요지부동. 탐방객들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역력하다. 몇 걸음 더 걸으니 나타나는 야생화동산은 마냥 쉬고 싶은 곳이다. 자그마한 호수 하나가 있고, 그 주위로 야생화들이 피어 있다. 정자와 벤치 등이 잘 갖춰져 있어 편안히 쉴 수 있다. 호수에서는 분수가 물줄기를 뿜어댄다.
야생화동산에서 전망대까지는 5분 거리다. 다소 경사가 있긴 하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다. 전망대 올라가는 길 옆으로 나무들이 울창하다. 나무 아래로는 라벤더밭이다. 요즘엔 보라색꽃이 한창이다. 라벤더꽃의 배웅을 받으며 전망대에 올라서자 가슴이 시원하다. 수목원의 전경은 물론 일대의 풍경까지도 다 잡힌다.
추가요금 아깝지 않은 ‘만경비원’
볼거리는 아직 많이 남았다. 전망대에서 내려와서는 곰조각공원과 열대식물원, 수련원, 분재원, 만경비원, 향나무동산 등이 기다린다. 곰조각공원에서는 곰의 1년 생활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의인화된 곰은 결혼도 하고, 줄넘기도 한다. 새총을 가지고 노는 곰들도 있다. 기념사진의 배경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열대식물원에는 다육식물을 비롯해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다양한 풀과 나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수련원의 연꽃들은 크진 않지만 청초하게 빛나고, 분재원의 나무들은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분재원 맞은편에는 만경비원이 있는데, 이곳이야말로 베어트리파크에서 빼놓지 말고 보아야 할 곳이다. 별도의 입장료 2000원을 지불하고 들어가야 한다. 비원은 지표면에서 3~4m쯤 내려간 지하공간에 조성됐다. 우리나라의 산수를 미니어처로 꾸민 공간에 갖가지 희귀한 풀과 꽃과 나무들이 있다.
만경비원 아래에는 향나무동산이 넓게 분포돼 있다. 수령 100년 이상 된 향나무가 숲을 이루는 삼림욕장이다. 마치 뭉게구름처럼 몽글몽글 다듬어 놓은 향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과연 이곳이 현실공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베어트리파크 주변에는 운주산성과 비암사 등 돌아볼 만한 곳들이 더 있다. 베어트리파크 동북쪽에 자리한 운주산성은 백제 때 축조된 것으로 해발 460m의 운주산 정상부에 있다. 운주산 중턱까지 임도가 개설되어 있어 10분쯤만 발품을 팔면 산성에 닿는다. 길이가 3210m에 달하는 큰 산성으로 성 안에 성문과 건물터, 우물터 등이 남아 있다. 운주산 정상에는 ‘백제의 얼 상징탑’이 있다.
베어트리파크 남서쪽에 있는 비암사는 공주에 있는 마곡사의 말사다. 신라시대 때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연대가 확실치는 않다. 극락보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 정상부에서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사면군상이 발견돼 화제가 된 절이다. 절의 크기는 자그맣지만 단정하다.
여행안내
▲길잡이: 경부고속도로 천안분기점→천안-논산 간 고속도로→남천안IC→1번 국도→베어트리파크
▲먹거리: 베어트리파크에 레스토랑이 있다. 이탈리안 파스타와 피자를 비롯해 돈가스 등의 간단한 경양식과 갈비탕과 비빔밥 등 한식메뉴 도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베어트리파크 전망이 아주 좋다. 조치원 고복저수지 옆에는 매운탕을 잘하는 도가네식당(041-863-0333)이 있고, 조치원 욱일아파트 옆 석곡오리촌(041-862-5293)은 오리진흙구이로 유명하다.
▲잠자리: 연기군청이 있는 조치원 쪽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워커힐모텔(041-868-6400), 쉐라톤모텔(041-864-4500) 등 숙박시설이 많다.
▲문의: 베어트리파크(http://www.beartreepark.com) 041-866-7766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