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로 재현해낸 동화 속 ‘재크와 콩나무’ | ||
▲길잡이: 제주공항→서부산업도로→동광 나들목→오설록→유리의 성
▲문의: 제주 유리의 성(http://www. jejuglasscastle.com) 064-772-7777
‘제주 유리의 성’은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성이지만, 또한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성이다. 이 성의 무기는 ‘환상’이다. 혼을 쏙 빼 놓는 유리작품들 앞에서 성에 쳐들어온 ‘군사’들은 꿈속을 걷듯 힘을 잃고 흐느적거리며 무장을 해제하고 만다.
이 이상한 성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자리하고 있다. 오설록 차박물관이 있는 동네다. 제주시에서 서부산업도로를 타고 대정 방면으로 달리다보면 동광나들목이 나오는데, 이곳으로 진출한 뒤 오설록 차박물관 이정표를 따라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제주 유리의 성’은 진행 방향으로 오설록 차박물관 약 2㎞ 후방에 있다.
국내 최대의 유리테마파크인 이 성의 총 면적은 3600㎡(약 1100평). 모두 19개의 테마전시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큰 와인잔이 서 있는 유리성벽 사이를 지나야 한다. 산업용 특수접착제를 이용해 수천 장의 판유리를 붙여 쌓은 유리성벽은 만드는 데만도 반년가량 걸린 작품이다.
성 안으로 들어서자 유리제품전시장이 가장 먼저 맞이한다. 각종 유리로 만든 생활용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건물 중앙에는 ‘재크와 콩나무’라는 눈에 띄는 유리작품이 있다.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동화 속 콩나무처럼 천정을 뚫고 나갈 듯 쭉 뻗은 콩나무 줄기가 인상적이다.
건물 밖으로 나서는데, 정면의 벽면에서 물이 쏟아져 내린다. 자세히 보니 그 벽을 유리연어들이 거슬러 오르고 있다. 건물 밖은 더욱 희한한 작품들의 전시장이다. 현기증이 날 만큼 어지러운 거울로 만든 ‘미로터널’과 아름다운 보석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보석폭포’,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따 먹고 싶게 하는 ‘감귤나무’, 연못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꽃들…. 이 모든 게 유리로 만들어졌다.
연못이며, 미로며 테마공간들을 하나씩 지나가니 다시 하나의 건물이 앞에 서 있다. 현대유리조형관이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수백 개의 반영을 만들어내는 ‘다면경체험실’, 유리로 만든 거대 오케스트라, 알록달록 예쁜 색 지붕을 얹은 유리마을, 유리금붕어와 앵무새,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 등 이탈리아, 체코, 일본 등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유리공예작가들의 작품이 현대유리조형관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조형관을 둘러보고 나가면 50여m 전방에 글라스하우스가 있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카페다. 연못가에 세워진 이 카페 속 소품들도 대부분 유리다. 심지어 탁자와 의자까지도 유리로 만든 것들이다.
한편, ‘제주 유리의 성’에서는 유리공예체험도 할 수 있다. 유리제품전시장 1~2층에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파이프로 공기를 불어 컵이나 장식품을 만드는 블로잉, 고압의 공기를 이용해 유리표면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샌드블라스팅, 유리구슬로 핸드폰 고리 등 장신구를 만드는 글라스비즈 체험 등이 있다. 체험비용은 5000~4만 원까지 다양하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