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치잡이 배의 흥겨운 하선작업. | ||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송악IC→38번 국도→석문방조제→왜목마을
▲문의: 왜목마을 www.waemok.org / 당진군문화관광과 041-9833-4460
왜목마을은 태안의 황도, 서천의 마량포구, 무안 도리포와 함께 서해의 ‘해 뜨는 마을’로 유명하다. 왜목마을은 남양만의 끝부분에 자리하고 있다. 동쪽으로 만이 내륙 깊숙이 파고드는데, 이런 지형적 특성이 왜목의 해상 일출을 가능하게 했다. 대부분의 서해안 마을들은 서쪽에 바다를 두고 있지만, 왜목은 동쪽에 바다를 두고 있다. 왜목의 해안은 동쪽 바다를 향해 갈고리처럼 툭 튀어나와 있는데, 그 형상이 마치 왜가리가 목을 길게 뺀 것과 닮았다고 해서 왜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왜목마을 정면으로 보이는 장고항의 선바위들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요즘이 가장 일출을 감상하기 좋을 때다. 11월까지만 해도 해무가 끼는 날이 많아서 시야가 썩 좋지 않았지만, 12월 들어서면서부터는 날씨가 추워져 또렷하게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른 새벽부터 고기잡이를 나선 배들이 바다 위에 오종종히 떠 있고 그 풍경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왜목의 일출은 동해의 것처럼 장엄하진 않지만, 꽤 운치가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출의 짧은 순간이 끝나면 더 이상 볼 게 없다는 듯 왜목마을에서 황급히 떠나지만, 조금 더 남아 포구의 정취를 맛보도록 하자. 속속 바다에서부터 고기잡이배가 들어오는데 요즘은 멸치가 한창이다. 배에서 찜 작업을 마치고 상자에 곱게 담긴 멸치들이 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던 소형 트럭에 옮겨 실린다. 배와 트럭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는 활기찬 포구의 풍경은 일출 당시의 고즈넉함과 대비된다.
왜목마을의 일출을 감상한 후에는 상쾌한 해안드라이브를 즐겨보자. 왼쪽의 한진포구 가는 길과 오른쪽의 삼길포 가는 길 모두 좋다. 왼쪽은 석문방조제, 오른쪽은 대호방조제가 놓여 있는데, 바다를 곁에 두고 끝없이 뻗은 길이 장관이다. 삼길포 가는 오른쪽 길에는 특히 갈대숲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요즘엔 가창오리들이 많이 찾아왔다. 시원스레 뻗은 길을 타고 달리다보면 시도 때도 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가창오리떼를 볼 수 있다.
▲ 안국사지의 석불은 길쭉한 몸통과 얼굴을 가지고 있어 장승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 ||
그런데 절이 폐사된 것이 분명함에도 이곳에서는 밤만 되면 독경소리가 울린다. 삼존불 옆에 집 한 채가 있는데, 이곳에서 들리는 소리다. 안국사 터를 지키며 수행하는 승려들이 이곳에 산다. 절 간판을 달지 않았지만 찾아오는 신도들도 꽤 된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