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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영일만 호미곶 일출. | ||
<여행안내>
▲길잡이: 경부고속국도 포항IC→31번 국도→죽도시장→포스코대교→→925번 지방도→호미곶
▲먹거리: 과메기 외에도 포항은 물회로 유명하다. 포항시청 근처에 이동횟집(054-276-8252)이 잘 한다. 국수사리를 물회 육수에 말아먹고, 각종 싱싱한 회를 푸짐하게 썰어 놓은 큰 그릇에 그 국물을 부은 후 양념장을 첨가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잠자리: 해오름명소인 호미곶에 해수장모텔(054-284-8044), MGM그랜드모텔(054-284-4555) 등 묵을 만한 곳들이 있다. 낙서등대가 있는 구항 근처에도 모텔촌이 있다.
▲문의: 포항시청 문화관광포털(http://phtour.ipohang.org), 문화관광과 054-270-2241
영일만은 경북 포항 앞바다다. 만은 해안선이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말한다. 만의 크기는 일정치 않다. 폭이 수백m에 불과한 것에서부터 수백㎞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다. 영일만은 포항시 흥해읍 달만곶과 대보면 호미곶 사이에 있다. 곶은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육지의 돌출부를 말한다. 달만곶과 호미곶 사이의 거리는 약 12㎞쯤 된다. 보자기로 물건을 싸듯 두 곶이 바다를 안고 있는데, 덕분에 거센 파도가 그 안으로 밀어닥치지 못 한다. 그래서 만의 바다는 잔잔하다. 동해의 파도가 오죽 드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일만은 서해처럼 물결이 살랑거릴 뿐이다.
영일만은 해와 달의 신화가 있는 곳이다. 영일만(迎日灣)이라는 이름을 한자로 풀자면 ‘태양을 맞아들이는 만’쯤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영일만의 ‘日’은 단지 태양에 국한된 게 아니다. 거기에는 달도 포함된다.
영일만이라는 지명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연오랑은 해를, 세오녀는 달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어느 날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건너가는 바람에 신라는 온 나라가 암흑천지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고 한다. 신라에서는 그들을 데려오려 애를 썼지만 이미 일본에서 왕과 왕비가 됐기 때문에 뜻대로 하지 못하고 대신, 세오녀가 짠 비단을 가져와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자 암흑이 걷히고 해와 달이 빛을 찾았다는 게 설화의 얼개다. 세오녀의 비단으로 제사를 지낸 곳, 그곳이 바로 영일만의 작은 연못 일월지라는 연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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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이 영일만에서 새벽 낚시를 즐기고 있다. 학꽁치가 많이 문다. | ||
호미곶은 울산의 간절곶과 함께 한반도 내륙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여름에는 호미곶이, 겨울에는 간절곶이 조금 빠르다. 해안드라이브는 남구 동해면 약전리에서 925번 지방도로 갈아타면서 시작된다. 이 길은 호미곶을 돌아 구룡포까지 30㎞가량 이어져 있다.
길은 약전리에서 임곡, 입암, 마산, 흥환, 발산, 대동배리를 거쳐 호미곶이 있는 구만리에 가 닿는다. 고불고불 해안을 따라 가는 길이 자동차의 속도를 제어한다. 새벽녘 바다에는 오징어잡이배들이 집어등을 켠 채 줄지어 떠 있다. 그 뒤로는 태양이 해오름을 예고하며 서서히 바다 위로 붉은 색의 띠를 밀어 올린다.
그렇게 달려간 호미곶은 우리나라 지도의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조선 명종 때 풍수가인 남사고는 그의 저서 <산수비경>에서 ‘한반도는 백두산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이라고 했다. 백두산이 호랑이의 코 부분이고, 호미곶이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호미곶에는 100년 전 세워진 등대가 새벽의 바다를 비추고 있다. 그리고 그 앞바다에는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손 조각이 물속에 박혀 있다. ‘상생의 손’이라 불리는 작품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손 뒤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각오를 다졌다. 상생의 손은 막 떠오른 태양이 뜨겁지도 않은지 꼭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 한다.
‘동해에서 무슨 해거름이냐’며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영일만을 가본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 못 할 것이다. 새벽에 달렸던 호미곶길은 저녁에도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특히 발산리에서 바라보는 해거름이 감동적이다. 포스코를 배경으로 하는 해거름은 서해의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 해가 서산 너머로 자취를 감추면서 하늘을 불게 물들이기 시작할 때, 포스코 제련공장에서도 하나 둘 불을 밝히며 멋진 야경을 연출한다. 하늘에는 달이 또한 떠올라 영일만 바다를 푸르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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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숲이 인상적인 보경사(위)와 호수를 끼고 있는 오어사. | ||
영일만 드라이브 길에는 들러볼 곳들이 많다. 구항에서 환호해맞이공원 가는 쪽으로 바로 곁에 있는 송도해수욕장은 분위기가 독특하다. 해수욕장으로서 기능이 다 했지만, 야릇한 이끌림이 있는 곳이다. 갈매기들의 휴식처로 변해버린 다이빙대가 해수욕장의 현재를 말해준다. 주변 상가도 활기를 잃었다. 60년대 도시 변두리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송도해수욕장 근처의 죽도시장도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시장이래야 뭐 별게 있겠냐고 물을 수도 있을 터. 답하겠다. 별의 별 거 다 있다. 바다에 적을 둔 먹거리라면 죽도시장에 다 있다. 성게니 해삼, 멍게, 전복, 문어 등 해산물이야 두 말할 나위 없고, 상어와 고래고기도 마치 푸줏간 돼지고기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팔린다. 특히 고래고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죽도어시장에서만 해체된다. 볼 게 많은 시장은 그래서 항상 떠들썩하다.
내연산의 보경사와 오천읍의 오어사 또한 빼놓지 말고 들러보아야 한다. 보경사는 불이문과 천왕문 사이 소나무숲이 매력적이다. 적광전 앞에는 출입문 양 옆에 목조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오어사는 원효와 혜공의 설화가 깃든 곳으로 원효대사의 삿갓과 동종 등 보물이 있다. 오어사 주위의 저수지에서 아침마다 피워내는 물안개가 환상적이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