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포시 눈이 내린 전주한옥마을 전경. | ||
▲길잡이: 호남고속국도 전주IC→26번 국도→동산광장교차로에서 우회전→호남제일문광장교차로에서 좌회전→한옥마을
▲먹거리: 전주 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역시나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다. 하지만 전주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음식이 있으니 바로 남부시장 피순대다. 한옥마을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시장이 있다. 다진 고기와 채소, 그리고 돼지선지를 듬뿍 넣어 만든 피순대가 그야말로 일품이다. ‘조점례 남문피순대’(063-284-2835)가 유명하다.
▲잠자리: 승광제(063-283-0071), 한옥체험생활관(063-287-6300), 동락원(063-287-2040), 아세헌(063-287-1677) 등에서 민박을 놓는다.
▲문의: 전주시청 문화관광과 063-281-5044, 전주한옥마을 063-282-1330
전주 한옥마을은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한옥마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곳에 한옥이 집중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때인 1930년께부터다. 마침내 전주의 상권을 장악하다시피 한 일본인들이 중앙동 등지에 일본식 주택을 마구 올리자, 이에 대한 반발로 한옥들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한옥마을에는 모두 650여 채의 한옥이 들어서게 됐다.
한옥마을이 일반 민속촌과 다른 것은 실제로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다. 또한 그곳에서 묵어갈 수 있고, 여러 가지 전통문화 체험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지 구경하는 것으로 끝나는 민속촌과 비교된다.
한옥마을에는 숙박 가능한 한옥들이 여러 개 있다. 황손 후원회에서 운영하는 승광재에서는 모든 숙박객에게 다도, 한지공예, 국악체험 등 후원회 주관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곳에는 마지막 황손 이석 씨가 산다.
▲ 경기전 대숲. | ||
전주기전대학 부설 전통문화관인 동락원도 비슷하다. 한지공예, 춤사위, 판소리 등을 배워보는 시간이 있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한옥마을 명소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은 동락원만의 자랑이다. 한편, 숙박과 연계하지 않더라도 전주한방문화센터와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지공예공방촌 지담 등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한옥마을에는 둘러볼 곳들이 많다. 우선 한옥마을을 내려다보는 오목대. 한옥마을 남동쪽 언덕에 자리한 건물이다. 바로 옆에는 이목대가 있다. 이들 장소는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목조가 살았던 곳이다. 이성계가 왜구를 정벌하고 개경으로 돌아가다가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기도 했다.
오목대는 한옥마을 최고의 전망대다. 동틀 무렵 이곳에 오르면 오른쪽 산등성이 쪽에 해가 떠오르고 그 빛이 비스듬히 한옥마을 기와지붕들을 비추는데 아름답기 그지없다. 햇빛을 머금은 기와의 툭 튀어나온 부분들이 더욱 또렷이 살아나서 그 수많은 선들이 마치 물결처럼 일렁이는 듯하다.
오목대 근처에는 한벽당과 전주향교 등이 있다. 한벽당은 전주 8경의 하나로 꼽히는 누각이다. 조선 초기 문신 최담의 별장이다. 글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쓰며 풍류를 즐겼다. 그 아래로 전주천이 흐른다. 고려시대에 처음 지어진 전주향교에는 공자와 안자, 자사, 증자, 맹자 등 다섯 성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이곳에는 무려 4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모두 다섯 그루가 있는데 서문 앞의 것이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한옥마을에서 경기전과 최명희문학관, 전동성당을 빼놓을 순 없다. 경기전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을 모시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지은 건물이다. 선조 때 소실됐다가 광해군 때 중건됐다. 경기전은 정전과 조경묘로 나뉜다. 정전에 태조의 어진을 봉안하고 있다. 조경묘는 정전 북쪽에 있다. 이곳에 전주이씨의 시조인 이한 부부의 위패가 있다. 경기전은 본래 태조 진전이라 불리다가 세종 때 그 이름이 바뀌었다. 전주, 경주, 평양 등에 태조의 어진을 봉안했는데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승전이라고 하였다.
▲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풍경들. | ||
전동성당은 경기전 남서쪽에 있다. 1931년 준공된 전동성당은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풍남문 밖에 있던 것을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전반적으로 회색톤이 도는 본당 건물 내부 색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한옥마을 밖으로 눈을 돌리면 근처에 풍남문과 객사 등이 있다. 전동성당의 서쪽에 있는 풍남문은 전주읍성의 남쪽 통로다. 1389년 지어졌다고 알려진다. 전주부성을 쌓으면서 만든 사대문 중 하나다. 아쉽게도 1905년 조선통감부에 의해 나머지 문루들은 모두 철거되어 풍남문 하나만 남았다. 현재의 풍남문은 선조 30년(1597년) 전소된 것을 중건했다. 그 과정에서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객사도 전주부성을 쌓을 당시 지은 것이다. 풍남문에서 북쪽으로 1㎞가량 떨어져 있는 객사는 외국 사신이 방문했을 때 사용하던 숙소 겸 연회장소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마주보이는 건물이 주관이고 이곳에 ‘풍패지관’(豊沛之館)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풍패는 한고조의 고향으로 왕조의 본향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원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된다면 막걸리골목에도 들러보도록 하자. 효자동과 삼천동에 막걸리골목이 있다. 안주가 끝도 없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사벌’이라는 전주 막걸리 한 주전자에 안주가 20가지. 그러고도 한 상에 1만 2000원~1만 5000원. 효자동에는 안도현 시인의 단골인 홍도주막이 있고, 삼천동에는 문인들의 아지트인 마이산청정막걸리가 있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