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진화 파업으로 막아라’
발전 자회사의 한 직원은 “분위기가 옛날과 다르다. 파업이 있어도 본사 조합원들은 아예 갈 엄두를 못 내고 일부 강성 계열사를 빼고는 참여도가 그리 높지 않다. 파업 나갔다가는 징계 먹고 월급 깎이는데 누가 나가느냐. 회사 측이라고 적힌 ‘파업 참여’ 공문은 받아봤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힘들다”면서 “오히려 그런 공문들을 따랐다가는 정리해고 등에 쓰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부 노조원들로부터 사측이 보냈다는 이메일을 입수해 확인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총 3개 항목으로 나뉘어 있었다. ‘첫째,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공기업 선진화는 노동조합 활동과 노동자의 생활을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파업은 합법적이다. 둘째, 파업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각 본부 및 지부는 노동조합의 지침을 차질 없이 이행해주기 바란다. 셋째, 노동조합 활동에 회사간부가 불참을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등의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보고해 주기 바란다.’
이러한 내용의 이메일을 직접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노조원은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발신자가) 임원은 맞다. 사실 읽으면서도 좀 우습다는 생각은 들었다. 파업을 권유하는 회사가 또 어디 있겠느냐”라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에 대해 현재 한 공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 인사는 “만약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회사 측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기보다는 몇몇 임원들의 개인적인 행동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정원이 축소되고 임금이 줄어들면서 불안해하는 공기업 직원들의 생각이 표출된 해프닝 정도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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