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31일까지 비로자나불 30여점 전시
(사진=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제공)
[경주=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정태호 사진작가의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 사진전’에 지역의 불자들과 우리문화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비로자나불은 부처님의 진신(眞身, 육신이 아닌 진리의 모습)으로 보통 사람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광명(光明)의 부처다.
우리나라에서 비로자나불상은 8세기 중엽에 출현하기 시작해 9세기 중엽인 통일신라 후기에 크게 유행해 고려, 조선시대에는 대형 비로자나불상과 삼존불, 삼신불 형식의 비로자나불상이 조성됐다.
(사진=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제공)
지난 18일 개막한 이번 사진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로자나불인 경남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233-1호, 766년),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는 경북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 995호, 867년)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157좌의 비로자나불을 촬영한 1800여장의 사진 중 엄선한 3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국의 비로자나불을 찾고 이를 도록으로 묶는 작업은 2008년부터 시작돼 지난해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로 완성됐다.
경남 창녕 영축산 법성사 법성보살의 유지를 받들어 작업을 준비한 수경화 보살, 글을 쓴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정태호 사진작가 등이 자료수집, 회의, 답사, 촬영까지 한 분의 비로자나불 부처님을 찍는데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했다.
실제 촬영한 전국의 비로자나불상은 200좌에 이르며 근현대기의 작품을 제외하고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작품 157좌를 선별했다.
경북봉화 축서사 ‘보광전목조비로자나불좌상’(사진=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제공)
국보, 보물 등 문화재로 지정된 비로자나불 뿐 아니라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절터에 그대로 방치된 비로자나불까지 찾는 방대한 작업을 시작한지 10여년 만에 지난해 그 결실을 맺었다.
사진전을 찾은 관람객 김태현(50, 부산)씨는 “시대별로 지역별로 모습이 모두 다른 비로자나 부처님을 만났고, 내가 깨닫고 행하면 내가 곧 부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훼손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센터 관계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다양한 비로자나불을 모은 특별 사진전을 열었다”라며, “많은 분들이 찾아 좋은 작품들을 만나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 출판기념 비로자나불 사진전’은 엑스포문화센터 전시실 1층에서 이달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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