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리커처= 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2009년 12월 2일 ‘낙동강살리기 희망선포식’에서는 “일부 반대하는 사람들이 공사 과정에서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 시대입니까? 수질이 나빠지게 되는 사업을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공사 과정에서도 수질오염이 발생되는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할 것입니다”라며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역주의에 관한 발언도 여러 차례 내놓았다. 2009년 1월 16일 광주·전남 업무보고 자리에서 “광주·전남이 낙후됐다, 어렵다 자꾸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제 이런 것을 빨리 털어버리고 미래를 향해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게 좋다”고 언급했고, 2009년 1월 9일 전국 시군구청장협의회에서는 “나는 정치적 색깔도 없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를 구분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토가 골고루 그 지역 특색에 맞게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만을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어록집은 제목도 이 대통령이 고심 끝에 직접 결정하는 등 매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이번 이 대통령 어록집은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라고. 완성된 어록집을 보고 이 대통령도 매우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비매품으로 한정 발간한 5000부는 부처 장·차관을 비롯해 고위 공직자, 지자치단체장, 주요 공공기관장 등에게 배포된 상황. 청와대 관계자는 “내부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국민들도 직접 사볼 수 있도록 하기로 결정했다. 시판 시기는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상당수 역대 대통령들도 어록집을 낸 바 있다.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하며, 승리하는 자는 중단하지 않는다”(66년 연두교서)는 말을 남겼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어록집 <우리도 할 수 있다>를 낸 바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2003년 민주당을 통해 <노무현 이렇게 말했다>라는 어록집을 내기도 했다. 대선 당시 그는 장인의 빨치산 전력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럼 나보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 아내를 버리라는 말인가”라는 한마디로 색깔공세를 잠재웠었다.
어록집을 내지 않고도 ‘어록’이 세간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경우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야당 시절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명언을 남겼던 김 전 대통령은 정작 대통령 시절에는 “차 씨”(루마니아의 독재자였다 민중에 의해 처형된 차우세스쿠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자), “경부고속도로 철도”(전경련 회장단 조찬 모임에서 경부고속철도를 거론하며) 등 우스갯소리로 풍자되는 ‘어록’을 적잖이 남겼다. 이번 어록집 시판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의 어록이 어떤 의미로 국민들에게 다가올지 새삼 궁금해진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